<앵커>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원인을 조사하는 국토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다음 주 공청회를 엽니다. 그런데 사실조사보고서도 완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청회를 진행하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유족들은 졸속 공청회라며 반발했습니다.
하정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일어난 군용 헬기와 여객기 충돌 사고에 대한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 NTSB의 공청회입니다.
위원장은 공청회가 사실 확인과 기술 검증을 위한 자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제니퍼 호먼디/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 위원장 : 질문에는 사실에 기반해 답해주시길 바랍니다. 분석이나 어떠한 추측도 피해주십시오.]
NTSB는 공청회 참석자들에게 미리 사실조사보고서를 공유했고, 공청회 당일에는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에게도 공개했습니다.
분야별로 200건 넘는 자료들이 지금도 홈페이지에 남아 있습니다.
이런 사전 조치를 통해 공청회는 사실 관계 확인과 기술적 문제 토론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다음 달 4일 예정된 무안공항 참사 공청회는, SBS 취재 결과 사실조사보고서를 완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하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공청회에 참여할 전문가도 확정되지 않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일방적인 주장과 추정만 발표될 가능성이 큰 겁니다.
[신동훈/조종사노조연맹 수석부위원장 : (과거 샌프란시스코 공항) 아시아나 사고 때 공청회는 12월, 사전 회의를 8월에 했었어요. 다 모여서 자료 배포가 있고 어떤 것들이 궁금하고, 어떤 것들이 해소돼야 되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공유됐고…. (이번엔) 그런 게 전혀 없이 되고 있으니까 편향성이 있을 수 있다는 그런 염려가 있습니다.]
항철위의 매뉴얼에는 사실조사보고서를 작성하고, 기술검토 회의를 거친 뒤 공청회를 진행한다고 돼 있지만, 항철위는 국민적 관심이 크기 때문에 공청회를 먼저 진행하는 것이라며, 매뉴얼의 순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유족들은 국토부에서 항철위를 독립시키는 법안의 국회 통과가 임박한 상황에서 항철위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항철위는 조사에서 손을 떼고 졸속 공청회는 연기하라고 반발했습니다.
[김유진/유가족협의회 대표 : 일단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절차를 진행하라, 이런 입장입니다.]
조종사연맹도 다음 주 공청회 개최를 막는 가처분 신청까지 검토하고 있어 공청회 파행의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강시우, 영상편집 : 우기정, 디자인 : 이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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