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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오픈런에 "제발 좀, 막무가내"…결국 갈등 폭발

어르신 오픈런에 "제발 좀, 막무가내"…결국 갈등 폭발
<앵커>

말 그대로 공원에서 즐기는 간단한 골프인 파크 골프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비용이 적게 들고, 규칙도 쉬워서 특히 고령층이 즐기기 좋은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지만, 이게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는데요. 나도 노인이 된다, 오늘(24일)은 노인의 여가 생활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최고운 기자입니다.

<기자>

전조등을 환하게 켜고 컴컴한 새벽부터 파크 골프장으로 몰려드는 차들.

선착순 입장이라 일찌감치 온 겁니다.

날이 밝자 주택가 도로는 주차장이 됐습니다.

진입 금지, 주차 금지 표지도 소용이 없습니다.

[파크골프장 이용객 : 트여 있잖아요. 막으려면 확실히 막든지. (상식적으로 들어오지 말라고 막은 거 아녜요?) 저게 막힌 거예요?]

공과 채 하나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파크 골프는 접근성이 좋고, 비용도 5천 원 이내라 고령층에게 큰 인기입니다.

동호회 회원 수는 5년 사이 약 4.8배 급증했고, 파크 골프장도 전국 500곳에 육박합니다.

노인 건강 증진과 사회적 교류 확대에 도움이 된다지만, 지역 주민과 마찰을 빚고 세대갈등이 되기도 합니다.

[파크골프장이 생겨 고통받는 주민 : 제발 (잠을) 좀 자게 해달라, 라이트 좀 꺼달라. 아무리 여기서 부탁을 해도 막무가내예요. 주민 모두를 위한 시설이 돼야 하는 곳이 어떤 동호회, 단체들에 의한 시설물로 변한 거잖아요.]

파크 골프 열풍은 고령층의 여가 생활이 다양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한 조사를 보면, 노인 10명 중 8명 이상이 여가를 즐긴다고 했지만 대부분은 산책 같은 소극적인 활동에 그쳤습니다.

등산이나 노인 교실 등 활동적인 여가 생활을 하는 경우는 다섯 명 중 한 명도 안 됩니다.

[1938년생 어르신 : (집에서) 오고 가는 것도 한 1km 되니까. 그리고 이제 여기서 한 2시간 이런 운동기구 만지고. 그리고 바둑 한 세 판정도 두고.]

[1940년생 어르신 : 집에 가 있어봤자 TV밖에 볼 게 없거든요. TV 보면 짜증만 나, 만날 정치하는 사람들이.]

고령층의 여가 활동은 사회적 고립을 없애고 우울증을 예방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큽니다.

인기 시설 위주로만 '우후죽순' 지을 것이 아니라, 노인들의 다양한 여가 생활을 지원하면서도 다른 세대와 공유할 수 있는 시설이 조성돼야 한단 지적입니다.

[김일광/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 특정 대상이 오랫동안 독점하는 구조가 가장 큰 불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대들이 섞일 수 있고, 지역이 좀 건강해지는 공공플랫폼 형성의, 공공체육시설이 되어야 될 것 같아요.]

(영상취재 : 설민환·김한결, 영상편집 : 안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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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빡!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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