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바 회담 후 중간 브리핑하는 미국 국무장관(우)와 우크라 대통령 비서실장(좌)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현지시간 23일 4년 가까이 이어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공동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미-우크라 회동에 대한 공동 성명' 자료를 내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제네바에서 미국 측 평화 제안 협의를 위해 회동했다"며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양측은 업데이트되고 정교화된 평화 프레임워크를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루비오 국무장관과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평화 구상안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양국은 성명에서 "이번 회담은 건설적이고 집중적이며 상호 존중의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 달성에 대한 양측의 공동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협의가 매우 생산적이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고 명확한 향후 조치를 도출하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어떠한 향후 합의도 우크라이나 주권을 온전히 보장하며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평화를 담보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공동성명에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전쟁과 인명 피해를 끝내기 위한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이고 확고한 헌신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양국은 향후 며칠간 평화 프레임워크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유럽 파트너 국가들과도 긴밀히 소통할 예정입니다.
평화 프레임워크에 대한 최종 결정은 우크라이나와 미국 대통령이 내릴 예정이라고 성명은 밝혔습니다.
공동성명 발표에 앞서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핵심 인사들은 이날 협상 후 각각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소개한 뒤 "오늘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은 26개 혹은 28개 항으로 구성된 문서에서 아직 열려 있는 쟁점을 좁히는 것이었다"며 "오늘 우리는 그 목표를 매우 상당한 수준으로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나토와 유사한 수준의 집단 방위를 보장할지에 대해 "분명한 것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선 우크라이나가 안전하다고 느끼고 다시는 침공이나 공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부분과 다른 부분에서 큰 진전을 이뤘지만, 오늘 세부사항을 말하진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도 앞서 루비오 장관과 함께 가진 중간 브리핑에서 "미국 대표단과의 첫 회의가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우리는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많은 변화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미국 대표단과 대화가 진행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팀이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신호가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평화 구상안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도네츠크 및 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양보하고, 우크라이나군을 60만 명 규모로 축소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또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은 금지하되, 나토와 유사하게 미국과 유럽의 '집단방위' 방식의 안전 보장 장치를 둔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러시아 측 입장이 대거 반영된 안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불만이 제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해당 초안이 "내 최종 제안은 아니다"라며 협상 과정에서 수정될 여지가 있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어 이번 제네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측 입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일정한 수정이 이뤄졌을지가 관심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