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연준 이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 인사로 꼽혀온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가 지난 8월 갑작스럽게 사임한 것은 금융거래 관련 윤리규정 위반으로 내부 감사에 직면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 정부윤리청(OGE)이 현지시간 15일 공개한 미 연방정부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보면 쿠글러 전 이사는 연준 이사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24년 애플, 사우스웨스트항공, 레스토랑 체인인 카바그룹 등의 주식을 사고팔았다고 신고했습니다.
쿠글러 전 이사는 보고서 주석에서 일부 거래행위가 앞선 재산공개에서 신고한 바와 같이 배우자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소명했습니다.
또한, 쿠글러 전 이사 본인은 거래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배우자가 연준 규정을 위반해 거래할 의도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연준의 윤리담당관은 쿠글러 전 이사의 이번 재산공개 자료에 대한 인증을 거부했으며, 내부 규정에 따라 관련 사안을 연준 감사관실에 이첩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쿠글러 전 이사가 7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윤리규정 위반 지적이 제기된 금융자산 보유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거래를 수행하게 해달라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요청했으나, 파월 의장이 해당 거래에 대한 면책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연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당시 구체적으로 어떤 자산에 대한 거래 요청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쿠글러 전 이사는 지난 7월 29∼30일 FOMC 회의에 불참해 그 배경을 두고 월가의 관심을 산 바 있습니다.
그리고 쿠글러 전 이사는 8월 1일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연준 내 매파 인사로 꼽히는 쿠글러 전 이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23년 9월 연준 이사로 임명돼 내년 1월 31일 임기 종료까지 약 6개월간 임기를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쿠글러 전 이사의 사임으로 연준 이사 한 명이 공석이 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맡고 있던 스티븐 마이런을 후임으로 임명했습니다.
매파 성향인 쿠글러 전 이사가 갑작스럽게 사임하고, 극단적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의 마이런 이사로 대체되면서 월가에서는 일련의 사태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장악 시도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난무한 바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전임 바이든 행정부 때 임명된 리사 쿡 이사에게 주택담보대출 사기를 저지른 의혹이 있다며 해임을 통보하기도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법원이 해임 통보의 효력을 중단하는 명령을 내림에 따라 쿡 이사는 연준 이사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연방정부와 해임 통보의 적법성을 둘러싼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