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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시트 합의에 군·조선업계 "정부에 감사…경쟁력 강화 노력"

팩트시트 합의에 군·조선업계 "정부에 감사…경쟁력 강화 노력"
▲ 한미 팩트시트 합의 발표

한미 관세 협상의 가장 큰 영향권에 있었던 자동차와 조선, 반도체업계는 오늘(14일) 양국 간 합의의 세부 내용이 담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최종 확정된 것과 관련, 큰 안도감을 드러냈습니다.

다만 자동차 업계는 팩트시트에 관세 인하 시점이 명시되지 않은 것과 무관세에서 15%의 관세를 부담하게 된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정부는 한미 정상이 지난달 29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무역 합의 세부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양측이 공개한 공동 설명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자동차부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 최대 자동차그룹이자 글로벌 3위 완성차업체인 현대차그룹은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쳐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신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현대차, 기아는 앞으로도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품질 및 브랜드 강화와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내실을 더욱 다져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그룹을 이끄는 정의선 회장도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정부분들이 너무 잘하셔서 제가 큰 빚을 졌다"며 "감사하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자동차 업계는 공동 설명자료에 구체적인 관세 인하 시점이 적시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약간의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또 기존에 없었던 관세(15%)가 부과된 만큼 이에 대한 충격 완화가 숙제로 남았다는 입장입니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업계를 대상으로 누렸던 한국산 수출차의 상대적 우위(2.5%)가 사라진 만큼 미국 시장에서 향후 일본 브랜드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국내 생산체계가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은 "팩트시트가 완성돼서 업계로서는 큰 안심이고 다행"이라며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대미투자기금법도 문제없이 국회에 상정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미 수출 관세가 기존의 0%에서 15%로 오른 것이므로 기업들의 현지 생산 체제가 강화되고 국내 생태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 "국내 생산 촉진 세제를 비롯해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차그룹, 한국GM 등 대미 수출 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경쟁국인 유럽, 일본과 출발선이 같아졌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근본적으로 미국 관세 문제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완성차 업계와 부품업계 모두 해외 시장 다변화를 모색하고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관세협상 타결의 '키'가 됐던 조선업계는 공동 설명자료에서 다시 한번 한미 조선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된 것을 크게 반기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100% 지분을 보유한 미국의 필리조선소 전경 (취재파일1)
▲ 한화필리조선소

한화필리조선소를 보유한 한화오션의 모그룹인 한화그룹은 "한미 관세 및 안보협상 팩트시트가 확정된 것을 환영한다"며 협상 과정에서 헌신한 정부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화는 정부의 안보 정책 기조와 결정을 적극 지지하고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국가적인 방향에 맞추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에 대한 추가 투자와 한미 조선협력의 적극적 지원도 약속했습니다.

한화그룹은 "한미 양국의 동맹 및 안보 강화를 위한 결정에 따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투자 및 확장은 물론 지역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며 "또 거제조선소의 기술과 역량을 미국 필리조선소 등 현지에도 접목해 최고의 한미 안보 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조선업 재건 소요에 맞춰 조선소 추가 투자를 통해 상선은 물론 추후 함정 건조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갖출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으로 향후 돌발 상황에서도 경쟁국들과 비교해 최소한의 보호막은 마련했다며 안도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품목·미국과 다른 국가 간의 협상 진행 등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있지만 경쟁력에 있어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정부가 반도체 산업계에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관세 유예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미국에서는 자국 내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와 한국 메모리의 안정적 수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메모리에 관세를 과하게 부과한다면 역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투자 측면에서도 (반도체 업체들의) 지속적인 투자를 원하는 상황이어서 현재도 한국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생태계에서 미국 중심으로 관세 정책 등을 펼치는 것은 도리어 미국에 해가 될 수 있어서 미국 스스로도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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