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타이완 개입' 발언과 관련해 중국 관영매체가 작심한 듯 험악한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일본 주재 중국 고위 외교관의 '목을 베겠다'는 극단적인 언사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은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지 않고 양국 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모양새입니다.
중국중앙TV(CCTV)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은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멍청하다'라는 의미로 "당나귀에게 머리를 걷어차였냐"라고 말했습니다.
외교적인 신호를 발신하는 데 종종 사용되는 이 매체는 다카이치에 대해 일본의 국방 예산을 확대하기 위해 타이완 문제를 과장하는 '정치적 기회주의자'로 묘사하면서 "이렇게 계속해서 선을 지키지 않고 헛소리를 한다면 대가를 치르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강경한 민족주의자이자 중국에 대해서 강경한 매파 성향을 보이는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한 지 채 한 달이 안 돼 중국과 강한 마찰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일본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타이완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의 발언과 관련해 일본 내부에서도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해당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일본어로 올린 글에서 '타이완 유사(전쟁이나 재해 등 긴급상황)는 일본 유사'라는 인식에 대해 "일부 머리 나쁜 정치인이 선택하려는 죽음의 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한 듯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극단적 위협성 글을 올렸다가 지우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에서는 중국에 대해 정식으로 항의하는 것은 물론 외교관 추방을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거론됐습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어제(12일)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캐나다를 방문 중에 취재진과 만나 쉐 총영사가 지금까지 여러 차례 부적절한 주장을 했다고 지적한 뒤 유감을 표명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습니다.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도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재외 공관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하다"며 외무성과 주중 일본대사관이 중국 측에 강하게 항의하고 조속히 글을 삭제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