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의 한 연립주택.
마치 방치된 공사장처럼 곳곳에 콘크리트 잔해가 널려 있고, 외벽 전체에 금이 가 있습니다.
살짝 손만 대도 계단이 으스러지며 벽에서 잔해들이 떨어집니다.
[입주민: 여기도 지금 이거 내리면 (천장이) 쏟아져요.]
언제 무너질지 몰라 실내용 행거를 이용해 천장을 받쳐 놓은 아슬아슬한 상태입니다.
지난 2006년 시설물 안전 등급 기준 D등급을 받은 이 건물은 이후 20여 년 동안 상태가 더 나빠져 갔습니다.
한때 30세대가 살았지만, 위험이 감지되자 대부분 도망치듯 집을 비우고 떠나 현재는 8가구만 남아 있습니다.
[입주민: 정말 새벽에 꽝 소리 나면 기절초풍을 하고 나가보는 거예요. 오늘은 무사할까 이런 생각을 하고 살고 있는데요. 근데 어떻게 나가요? 나가려 해도 나갈 수가 없죠. 여기 있는 사람들 갈 데 없어요.]
시간이 갈수록 균열이 심해져 벽 사이로 하늘이 보이고, 벽과 건물이 완전히 분리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건물 외벽에서 떨어진 콘크리트 조각이 인근 주민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겁니다.
종로구청은 해당 주민들이 국민 임대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서울시는 정밀 안전 진단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특별시청 관계자: 일단 (조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정밀 안전 진단을 실시해서 건물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지를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긴급 임시 지원 주택을 확보해서 우선 주민들이 안전하게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행정적 절차보다도 거주민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석경/연세대학교 실내건축학과 교수: 지금과 같이 건축물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 취약계층이나 아니면 장애인이나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 한다면 거주자들을 안전한 주거 환경으로 일단 이동시킨 후에 건축물에 대해서 보강을 하든지 아니면 개조를 하든지 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취재: 윤정주 / 구성: 이서정(인턴) / 영상편집: 이다인 / 디자인: 이수민 / 제작: 모닝와이드3부)
[자막뉴스] "벽 틈으로 하늘이"…'붕괴 직전' 주택서 살아가는 주민들
입력 2025.11.12 17:48

![[자막뉴스] "벽 틈으로 하늘이"...붕괴 직전 주택서 살아가는 주민들](http://img.sbs.co.kr/newimg/news/20251112/202127518_50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