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
영화 '빅 쇼트'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메타 등 거대 기술기업(빅테크)들이 일종의 분식회계로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버리는 1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클라우드·인공지능(AI) 인프라 제공업체인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실제보다 칩의 감가상각 비용을 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CNBC가 11일 보도했습니다.
그는 "자산의 내용연수(유효 사용기간)를 연장해 감가상각을 과소계상하면 수익이 인위적으로 증대된다"며 "현대에 더 흔한 사기 중 하나"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2∼3년의 제품 주기로 엔비디아 칩과 서버들을 구매해 대규모로 자본지출을 늘리는 일이 컴퓨팅 장비의 유효수명 연장으로 귀결돼선 안 된다"면서 "하지만 바로 이게 모든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해온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버리는 2026∼2028년 새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회계 조작을 통해 감가상각비를 약 1천760억 달러(약 2조5천800억 원) 과소계상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산업계 전반에 걸쳐 수익이 부풀려진다는 것입니다.
그는 특히 기업용 클라우드 업체 오라클과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를 지목한 뒤 2028년까지 이들의 이익이 각각 27%, 21% 과대계상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CNBC는 이런 주장이 심각한 혐의라면서도 기업이 감가상각비를 추산할 때 일정한 재량이 주어지기 때문에 이를 입증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 원칙상 기업이 반도체나 서버 등 대형 자산의 비용을 선납할 경우 이를 연간 비용으로 몇 년에 걸쳐 분산해 처리할 수 있스니다.
기업이 자산의 내용연수를 길게 잡으면 연간 감가상각비가 줄면서 이익은 늘게 됩니다.
버리는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해 유명해진 인물로, 최근에는 AI 열풍이 1990년대 말의 닷컴버블과 유사하다며 'AI 거품론'을 거푸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 간판 AI 기업인 엔비디아와 팰런티어에 대해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최근 빅테크와 AI 기업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거치는 데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버리는 엑스 게시물에서 이달 25일 더 상세한 내용을 밝히겠다고 예고하면서 지켜보라고 했습니다.
(사진=마이클 버리 엑스 캡쳐,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