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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공보의 없나요? 이제 어떡하나"…11년 만에 문 닫은 희망진료소

[D리포트] "공보의 없나요? 이제 어떡하나"…11년 만에 문 닫은 희망진료소
종합병원 건물 한편에 있는 희망진료소.

명패는 사라졌고, 불 꺼진 내부엔 상자만 가득 쌓였습니다.

이곳은 쪽방 주민과 노숙인들을 위한 진료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이렇게 창고처럼 방치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전담 의사인 공중보건의가 소집 해제로 떠나면서 11년 만에 문을 닫은 겁니다.

문을 닫기 전 대구시가 보건복지부에 공보의를 요청했지만, 의정갈등으로 공보의 수가 줄면서 희망진료소가 배치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이에 따라 공보의와 함께 희망진료소에서 근무하던 간호 인력 2명도 각각 쪽방촌 행복나눔의집과 노숙인종합지원센터로 돌아갔습니다.

무료로 치료받는 희망진료소가 사라지면서 의료의 질은 떨어지고 진료 자체를 꺼리는 취약계층도 늘고 있습니다.

올해 희망진료소 운영 기간 한 달 최고 196건에 달했던 진료 건수가 문을 닫은 뒤엔 106건으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쪽방 주민 : 진료소 가서 간호(조무)사 선생님이 있어도 말만 해주지 치료가 안 되니까. 파스 붙이고 만다니까요. 약 먹고. 그러니까 여기서 더 좋아지고 싶어도 물어볼 사람이 없잖아요.]

최근 대구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희망진료소 운영 중단이 도마에 올랐지만, 대구시도 뾰쪽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재우/대구시의원 : 10년 이상 이어온 진료소가 공보의가 한 명 빠졌다고 기능과 역할을 못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

[김태운/대구시 보건복지국장 : 복지부에서 공보의 자체 숫자를 많이 줄였습니다. 그래서 저희 구군에 보건소 인력에만 공보의가 배정되고.]

이 때문에 공보의 배치가 힘들면 지자체에서 촉탁의라도 지원해서 희망진료소를 다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박주희/대구희망진료소 간사 : 추후 관리가 필요하신 분들이 많은데 이거를 병원에서는 사실 다 관리하기 힘드니까 촉탁의 선생님이라도 주 2~3회만 오셔도 저희가 장기 방문도 하고 관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의정 갈등 여파로 급감한 공보의, 11년 동안 취약계층의 버팀목이던 희망진료소마저 문을 닫으면서 쪽방 주민과 노숙인들이 의료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취재 : 박가영 TBC, 영상취재 : 김남용 TBC, 디자인 : 김세윤 TBC,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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