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첫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맞은편 재개발 문제를 둘러싸고 연일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종묘 인근 100m 바깥에서의 개발은 문제없다고 했는데, 세계유산 등재 당시 자료를 살펴보니, 유네스코 측 시각은 달랐습니다.
김덕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SBS가 단독 입수한 유네스코 자문 기관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지난 1995년 작성한 문서입니다.
종묘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다음과 같은 권고 사항을 남겼습니다.
종묘가 완충 지대에 둘러싸여 있지만, 그 너머에 상당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유적지 일대 시야를 해칠 수 있는 고층 건물이 들어서지 않도록 보장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언급한 완충 지대는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설정된 종묘 인근 100m 구역.
즉, 완충지대인 100m 바깥에 대해서도 일종의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단서를 권고 사항으로 남긴 겁니다.
종묘에서 170m 떨어진 곳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거라 문제가 없다는 서울시장의 주장과 엇갈리는 대목입니다.
[오세훈/서울시장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종묘 경계로부터 100미터 안쪽까지 영향이 없으면 괜찮다는 겁니다. 높이를 충분히 확보하고 높여 드려야 거기서 수익이 나서….]
앞서 유네스코도 지난 4월 종묘 주변 100m 바깥에서 재개발 사업을 재추진하는 서울시에 대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청했습니다.
서울시의 재개발 계획이 종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겁니다.
문화재 당국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유네스코의 자문 기관이기 때문에 권고 사항을 면밀하게 검토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시는 그러나 세계문화유산 지정이 해제될 수 있다는 식의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습니다.
[오세훈/서울시장 : 세계유산 지정 해제는 그야말로 기우입니다. 업무를 담당하는 국제기구조차도 (100미터) 그 너머는 언급한 적이 없다.]
이런 가운데, 종묘 일대 재정비 구역의 토지주들은 사유 재산 침해라며 재개발에 대한 정부 제동에 대해 민형사상의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강시우,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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