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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개입' 일본 발언, 속내 노출해 오히려 억지력 약해질 수도"

"'타이완 개입' 일본 발언, 속내 노출해 오히려 억지력 약해질 수도"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회에서 타이완 유사시에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공개 발언한 데 대해 일본 언론이 오히려 억지력이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오늘(11일) 다카이치 총리가 집단 자위권 행사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을 관철하지 않았다면서 선을 넘은 발언은 상대에게 속셈을 보여 억지력을 저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구체적 예와 자위대 행동을 연결 짓는 논의를 국회에서 공공연히 하면 침략을 생각하는 상대에게 속내를 보인다"며 "답변에 속박돼 상황에 맞는 판단을 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직 총리 중 한 명은 다카이치 총리 발언에 대해 "정부는 평상시 (타이완 유사시를) 생각해 둬야 하지만, 겉으로 말해도 좋은 사안은 아니다"라고 닛케이에 말했습니다.

강경 보수·친타이완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타이완 유사시와 관련해 "(중국이) 전함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현직 총리가 공개적으로 이같이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존립위기 사태라고 판단되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닛케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항공모함'이나 '전투기'가 아니라 현대전에서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전함'을 언급한 점을 근거로 방위성이 준비한 답변을 참고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일본은 중국이 타이완을 무력 침공하고 미국이 타이완 방어를 결정할 경우 일본에 있는 주일 미군기지가 공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경우 집단 자위권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카이치 총리가 해당 발언을 한 이후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SNS에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극언을 올렸고, 이에 일본은 강력하게 항의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문제가 된 중의원에서의 기존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지만, "반성한다는 측면에서 (존립위기 사태의) 특정한 경우를 가정해 명확히 말하는 것은 신중히 하고자 한다"며 다소 물러서는 듯한 태도도 보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 '속내를 보였다'는 위기감이 확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습니다.

방위성 관계자는 "미국조차도 타이완 유사시 대응에 대해 명확히 말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취한다"며 "역대 총리처럼 애매하게 말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시원시원한 주장으로 보수층 등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준비되지 않은 발언은 외교상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다만 강경 보수 성향 매체인 산케이신문은 사설에서 쉐 총영사의 야만적이고 무례한 폭언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중국에 경질과 사죄를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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