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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8NEWS] "세금 내라고? 이민 가자" 우르르…'곳간 텅텅' 프랑스 "혹시 한국도?"

[AFTER 8NEWS] "세금 내라고? 이민 가자" 우르르…곳간 텅텅 프랑스 "혹시 한국도?"
파리입니다. 오늘은 프랑스 세금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먼저 이 사람을 소개합니다. 누구냐면 프랑스 최고 부자입니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그룹 회장입니다. 전 세계 10대 부자에 꼭 들어가는 이 사람이 지난 9월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ㅇㅇㅇ, 그 목적은 프랑스 경제를 파괴하려는 것이다.' 이 'ㅇㅇㅇ'이 뭐냐면 바로 부자들에게 세금을 매기겠다는 부유세입니다. 부유세 내용은 간단합니다. 1억 유로, 우리 돈 1600억 원이 넘는 부자들에게 순자산 기준으로 매년 2%씩 세금을 매긴다는 겁니다. 이 부유세를 도입하자는 프랑스 진보정당은 부유세를 도입하면 최대 200조 원 가까이 세금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프랑스 최고 부자 아르노 회장이 최대한 내도 4조 원 정도 수준인데 200조 원은 좀 부풀려진 숫자인 것 같습니다. 대략 프랑스의 순자산이 1600억 원이 넘는 사람들은 1800 가구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 사람들이 다 낸다고 하면 최대 33조 원 34조 원이라는 정도의 부유세가 나올 거라는 연구가 있습니다. 이 부유세 법안이 지난 9월 프랑스 의회에 제출됐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있는 중도 우파는 기를 쓰고 반대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부유세가 도입되면 부자들은 세금을 내느니 차라리 이민 가고 말 거다, 그리고 도입된다 해도 30조 원은 말도 안 되고 10조 원 걷기도 어렵다는 게 이유입니다. 그리고 경제 위축을 불러오고 일자리 감소까지 이어질 우려가 크다 이런 게 반대 이유였고요. 지난주에 하원 표결까지 갔습니다. 통과하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법을 프랑스 국민들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80%가 넘게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 말은 지금은 실패했지만 언제든 이 법은 다시 살아날 거란 얘기입니다.

지금 프랑스 국회는 예산 처리 시즌입니다. 부유세는 지금 막혔지만 올리는 세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우선 구글 메타 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에게 지금 매기고 있는 '디지털 세'가 있습니다. 프랑스는 프랑스 안에서 매출 기준으로 3%의 '디지털 세'를 매기고 있습니다. 이걸 두 배인 6%로 올리겠다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이렇게 프랑스가 대기업을 더 쥐어짜려고 하는 게 또 있습니다. 프랑스 안에서 매출이 10억 유로가 넘어가면 기존에 내고 있던 법인세 외에 추가 기여금을 더 받습니다. 기업뿐만이 아닙니다. 관광객들이 내고 있는 세금, 입장료 이런 것들도 내년부터 올라갈 걸로 보입니다. 우선 얼마 전에 도둑한테 털려서 더 유명해진 '루브르 박물관'. '루브르 박물관'이 입장료를 내년 1월 1일부터 올립니다. 지금은 한 명당 22유로입니다. 이게 내년에는 30 유로가 넘을 걸로 보입니다 3인 가족이 루브르 박물관을 가게 되면 입장료가 10만 원이 넘는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숙박세도 한창 시끄럽습니다. 유럽에서 호텔을 이용하면 도시마다 다르긴 하지만 파리에서는 5성급을 기준으로 하룻밤에 11.38유로를 내야 됩니다. 1인당 1박 기준입니다. 이 숙박세를 또 올리겠다고 추진했는데, 그러니까 숙박업자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그리고 암호화폐도 이게 경제 생산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보유세를 매기자는 법안이 제출돼 있습니다.

왜 이렇게 세금을 올리려고 하는 걸까요. 간단합니다. 프랑스 정부는 지금 돈이 없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재정 적자가 160조 원이 넘습니다. 지금까지 프랑스 정부의 누적 부채는 프랑스 1년 GDP보다 더 많습니다. 5500조 원이 넘습니다. 그래서 국채 신용등급도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올해 국채 이자만 국채 이자만 100조 원이 넘을 걸로 보입니다. 이런 재정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딱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덜 쓰거나 두 번째 더 벌거나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1번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반발이 엄청났습니다. 전 총리가 내년 예산 70조 원을 깎으려고 하다가 아예 쫓겨났습니다. 새로 임명된 총리는 70조 원 아니야, 30조 원 정도 그 절반 정도 줄여서 지출을 감소하겠다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출을 줄이기가 힘드니까 2번, 더 벌어야 하는데 더 벌 구멍이 없습니다. 그래서 세금으로 손을 대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게 여기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선진국에서 공통적으로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 말은 우리도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볼 수 없고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파리였습니다.

(구성: 박서경 / 영상편집: 이승진 / 디자인: 이수민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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