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한 남성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
멕시코 200년 헌정사 첫 여성 국가수반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길거리에서 남성 취객에 의해 성추행 피해를 봤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어제(4일) 대통령궁에서 교육부 청사로 걸어가던 중 누군가 제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는데, 완전히 취한 상태였음을 감지했다"면서 "그는 (제게) 범죄를 저질렀고, 모두를 위해 저는 해당 남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멕시코 정상은 전날 오후 수행원과 함께 멕시코시티에 있는 멕시코 대통령궁에서 연방 교육부 청사로 도보로 이동 중 시민과 인사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섰다가 성추행당했습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사건 발생 당시에 녹화된 동영상이 공유됐는데, 영상에는 한 남성이 셰인바움 대통령 뒤쪽에서 접근해 손을 뻗어 대통령 목덜미에 입을 가져다 대고 대통령 상체 부위를 손으로 만지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경호처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급하게 남성을 제지하는 와중에 대통령이 미소를 유지한 채 다소 놀란 자세로 남성의 얼굴을 확인하는 장면도 확인됩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주변에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하는 음성도 들립니다.
멕시코 정상은 "이것은 멕시코 여성으로서 겪은 일이며, 저는 대통령 당선 전 학생이었을 때에도 이런 일을 경험했다"면서 "제가 고소하지 않으면 모든 멕시코 여성이 어떤 처지에 놓이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역시 여성인 클라라 브루가다 멕시코시티 시장은 성명을 내 "대통령께서는 당선 직후 모든 여성이 '도달'했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여성이라는 용어가 두려움이라는 말과 동의어가 아닌 나라를 꿈꾸는 이들과 함께 (일정한 수준의 성평등과 여성권익에) 도달했다는 뜻"이라면서 "여성혐오가 관행 속에 가려져 지속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브루가다 시장은 그러면서 "한 명에게 손을 대는 건 모두에게 손을 대는 것"이라며 "성추행 피의자는 이미 체포됐으며,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처리될 것임을 알려 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대통령 경호 체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으로 더 강경한 방식의 치안 정책 채택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멕시코에서는 마약 밀매·청부살인·갈취 등 범죄를 일삼는 카르텔을 차단하기 위해 연방정부에 더 강한 대응을 촉구하던 현직 시장이 피살된 이후, 미초아칸주(州) 시민을 중심으로 한 대통령과 경찰 등을 성토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진=AP, 유튜브 'Guardian News'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