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강력한 항공모함으로 불리는 제럴드 R 포드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스텔스기와 드론 운용 능력이 대폭 강화됐고 탑재 전투기만 최대 90대에 달해 웬만한 국가 전체의 국방력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 최신 항공모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항적 추적 사이트에 이 거대한 항모가 지금 지중해를 출발해 카리브해로 진격하는 모습이 포착된 겁니다.
이 속도대로면, 이 달 중순쯤 카리브해에 도착할 텐데, 그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지작거리고 있는 3가지 베네수엘라 시나리오가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나왔습니다.
먼저 첫 번째 시나리오, 공습 옵션입니다.
일부 군사 시설, 특히 마약 밀매를 지원한다고 의심되는 시설을 공중 타격하는 안입니다.
베네수엘라 군 내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 기반을 붕괴시키기 위한 작전이라는 설명입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특수부대 투입인데요.
델타포스같은 미 특수작전부대를 투입해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하거나 제거하는 작전입니다.
미국 법에는 '외국 지도자 암살 금지' 규정이 있는데 트럼프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을 '국가 원수'가 아니라 '마약테러 조직 수괴'라고 주장해 이 규정을 우회할 거라고 했습니다.
세 번째는 국가 주요 인프라를 장악하는 작전입니다.
사실 이 방법은 훨씬 복잡한데요.
미국 특수부대랑 대테러 부대를 투입해 항공기 이착륙 지점, 주요 유전 설비를 직접 점령해야 해서, 성공하면 정권의 경제 기반을 재빠르게 마비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군과 민간인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습니다.
명분도 좋고, 미군의 인명 피해 우려도 낮은 첫 번째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는 게 뉴욕타임스 분석인데 카리브해로 향하는 제럴드 R 포드의 등장이 그래서 의미가 있단 겁니다.
이 항모가 카리브해에 도착하면 해상 무인기 전개, 장거리 타격 수단으로 이 작전을 펼칠 수 있게 되죠.
그런데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베네수엘라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달 말 러시아의 군용 수송기가 한 대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착륙했다는 일부 외신들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뉴스가 크게 주목을 받진 못했는데 이 비행기, 푸틴의 '그림자 부대'로 유명한 용병 바그너그룹이 타던 비행기입니다.
이 비행기가 도대체 왜 베네수엘라로 향한 걸까요.
지난 달 31일 워싱턴포스트가 입수한 미국 정부 내부 문서에 따르면 미국의 압박을 받던 베네수엘라가 러시아와 중국에 군사적 도움을 요청했단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문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러시아제 미사일같은 무기를 요청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는 다급하게 군사 협력도 타진했습니다.
러시아나 중국 측이 어떻게 화답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 바그너그룹의 군용 수송기 한 대가 베네수엘라에 도착한 겁니다.
베네수엘라 정권이 무너지면 러시아는 가장 중요한 중남미 우방을 잃게 되고 또 자칫 쿠바까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마두로 정권의 안위를 보호해주려고 할 거라는 게 워싱턴포스트의 분석입니다.
마약 소탕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탐내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카리브해가 가장 위험한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는 겁니다.
제럴드 R 포드가 카리브해에 도착하기까지는 2주 남짓 남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손에 쥔 세 가지 카드 중에 과연 어떤 패를 꺼내 들게 될까요.
(취재 : 김민정 / 영상취재 : 장운석 / 영상편집 : 이승진 / 디자인 : 채지우 진상명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글로벌인사이트] "웬만한 국가 전체 무력" 포드 항모 '진격'…2주 뒤 베네수엘라에 닥칠 '충격 시나리오'
입력 2025.11.05 17: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