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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달라" 피 흘리는 여성…뒤쫓던 범인 제압한 양복남

"살려달라" 피 흘리는 여성…뒤쫓던 범인 제압한 양복남
▲ 흉기난동범 제압한 50대 남성 A 씨

"그냥 회사원입니다. 지나가다가 살려달라는 사람 구해줬을 뿐입니다."

오늘(4일) 오전 서울 강동구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3명을 살해하려 흉기 난동을 벌인 60대 조 모 씨를 제압하고 피해자들을 구한 건 현장을 지나던 평범한 시민들이었습니다.

조 씨가 조합 사무실에서 흉기를 휘두른 것은 오늘 오전 10시 20분쯤, 조합 사무장인 50대 여성은 피를 흘리며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지만, 조 씨는 뒤따라 나와 공격을 이어가려 했습니다.

피해자가 목을 부여잡고 "칼에 찔렸다. 살려달라"고 외칠 때, 차를 타고 출근하며 이곳을 지나던 50대 남성 A 씨가 이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A 씨는 양복 차림으로 곧장 차에서 내려 피해자의 상태를 살피고 119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걸자마자 눈에 살기를 띤 조 씨가 A 씨 앞에 나타났습니다.

A 씨는 '저 남자가 아주머니를 해치려 한다'고 직감했습니다.

그는 곧장 조 씨를 넘어뜨린 뒤 가슴을 무릎으로 누르고 양팔을 잡아 제압했습니다.

주민 송 모(31) 씨가 이 모습을 보고 흉기를 멀리 치우고 조 씨의 발을 잡았습니다.

A 씨는 "사람이 다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말 그대로 본능적으로 몸이 바로 움직였다"며 "순간적으로 칼에 찔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주머니가 더 다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떠올렸습니다.

조 씨는 한동안 버둥거리다가 "다 끝났다. 힘이 빠졌으니 놓아달라"고 중얼거렸으나 A 씨는 "경찰이 와야 끝나는 것"이라며 놔주지 않았습니다.

송 씨는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과 함께 다른 피해자들을 찾았습니다.

그는 "피가 흥건하게 묻은 문을 두드리니 한동안 말이 없다가 '경찰이 맞느냐'는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며 "'여기 경찰이 있으니 문을 빨리 열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들어가 보니 피해자들이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경찰이 도착하자마자 다시 출근길에 오른 A 씨는 피해자들이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합니다.

A 씨는 "많이 알려지는 게 싫다"며 이름과 얼굴을 드러내길 거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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