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휴전 관련 회담이 돌연 취소된 것은 러시아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통화를 갖고 2주 이내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논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러시아가 미국에 공문을 보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이 FT에 전했습니다.
공문에는 우크라이나의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영토 포기, 우크라이나 병력의 대폭 감축,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영구 포기 보장 등 푸틴 대통령이 '전쟁의 근본 원인 해소'라는 이유로 요구해 왔던 사항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루한스크주 전체와 도네츠크주의 75%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현 전선을 동결하는 것을 기본으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미국,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 측의 기본적인 입장을 러시아는 전혀 수용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이어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 간의 통화에서도 진전은 없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러시아가 협상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나는 쓸데없는 회담을 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시간 낭비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뒤 다음 날 회담 계획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사거리 2천500㎞인 토마호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보류하는 등 협상 국면을 조성하려고 애썼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의도와는 달리 러시아가 강경하고 비타협적인 태도를 고수하면서 미러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합의할 여지가 적다고 판단했고, 결국 회담 취소로 이어진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때와 장소"에서 러시아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지만 러시아가 강경한 노선을 고수하는 한 당분간 정상급 대화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FT는 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