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부터는 극적으로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 소식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대미 투자 3천500억 달러 가운데 2천억 달러를 현금 투자로 하되, 연간 최대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했다고 했죠.
이 정도는 우리 외환시장에 문제 없을 거라는 게 정부 입장인데, 약속한 투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는 건지, 정말 외환시장에 충격이 없는 건지 박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천220억 달러입니다.
이 가운데 약 90%는 미 국채 등 주로 안전 자산에 투자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나온 투자 수익으로 연간 200억 달러 한도로 묶은 대미 투자액을 충당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단순 계산으로 연 5% 이상의 수익을 내면 가능합니다.
한국은행도 200억 달러 한도면 외환시장 영향은 거의 없을 걸로 봤습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어제, 기획재정위원회) : 저희들이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는 150에서 200억 불이라고 근거와 함께 (정부에) 저희 의견을 드렸습니다.]
200억 달러가 한도여서 실제 연간 투자 금액이 그보다 적을 수 있고,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이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구윤철/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그것은 한도입니다 한도. 연간 한도가 200억 불이기 때문에 사업 초기에는 아마 좀 적게 들어갈 걸로 보여집니다.]
원리금 상환 전까진 5대 5로 나눠 갖기로 한 대미 투자 이익을 재투자하면 외화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을 걸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만, 국제 금융시장 불안으로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일부는 채권 발행으로 조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김용범/대통령실 정책실장 (어제) : 일부 기채(채권 발행)를 하면 아마 정부보증채 형식으로 할 거 같은데, 정부보증채도 국내 외환시장에서 조달할 생각은 없고 만약 그런 경우라도 인터내셔널 캐피털 마켓, 국제 시장에 가서 기채하는.]
투자 자금 조달이 당장 외환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은 적지만, 장기적으론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박형중/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 : 개인과 기관 투자자의 해외 투자 확대로 말미암아서 구조적으로 달러화 유출이 고착화되는 상황인데, 추가적인 달러화 유출 요인은 원·달러 환율을 상당 기간 동안 높게.]
정부는 운용 수익만 미국에 투자하니 외환보유액이 감소하진 않을 거란 입장이지만, 이자가 붙지 않는 예금 통장을 유지하는 셈이어서 외환보유액의 실질 가치와 방어력이 훼손돼 위기 대응 능력이 약화할 수 있단 우려도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조수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