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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베뮤' 20대 직원, 사망 전 연인에 보낸 카톡 보니

'런베뮤' 20대 직원, 사망 전 연인에 보낸 카톡 보니
▲ 런던베이글뮤지엄 잠실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숙소에서 숨지자 유족들이 과로사를 주장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의 직원 숙소에서 사망한 A(26) 씨 유족은 지난 22일 근로복지공단 경인지역본부에 A 씨의 산업재해를 신청했다고 오늘(28일) 밝혔습니다.

유족은 키 185㎝, 체중 80㎏의 건장한 청년이던 A 씨가 신규 지점 개업 준비와 운영 업무를 병행하며 극심한 업무 부담을 겪은 끝에 과로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족이 A 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대중교통 이용 내역 등을 토대로 근로 시간을 추산한 결과, 고인은 사망 전 1주일 동안 80시간 12분가량 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 씨는 또 사망 전 12주 동안 매주 평균 60시간 21분을 일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종합하면 근로복지공단이 정하는 급성·단기·만기 과로에 모두 해당합니다.

특히 A 씨가 사망 전날 오전 8시 58분부터 밤 11시 54분까지 15시간가량 식사를 하지 못한 채 계속 근무한 정황도 여자친구와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그는 당시 여자친구에게 "오늘 밥 못 먹으러 가서 계속 일하는 중"이라거나 "이슈가 있어서 밥 먹으러 갈 수가 (없었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유족 측 공인노무사는 "회사가 출퇴근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고인의 문자 메시지와 교통카드 이용 내역을 분석해 근로 시간을 산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 씨는 지난 7월 16일 오전 8시 20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에 있는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사건을 종결 처리했습니다.

정의당은 전날 성명을 내고 "회사는 과로사 의혹을 부정하며 자료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며 "청년 노동자의 죽음에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어 "고인이 과로사한 게 맞으면 동료들도 같은 처지일 가능성이 크다"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고용노동부 차원의 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잠실 롯데월드몰의 런던베이글뮤지엄

런던베이글뮤지엄 측은 "고인의 일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주 80시간 근무' 등 유족의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회사는 이날 "당사의 매장 관리 직원은 일 8시간과 일 9시간 근무 형태로 구성돼 있고 모든 직원은 월 8회 휴무를 실시하고 있다"며 "본사가 파악하지 못한 연장근로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주 80시간까지 연장근무가 이뤄졌다는 유족의 주장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고인은 입사 이후 13개월 동안 7회(9시간) 연장근로를 신청했고, 당사가 파악한 고인의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44.1시간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전체 직원의 평균 근로시간인 주 43.5시간과 유사한 수준으로 주 80시간 근무했다는 유족의 주장은 우리의 조사 결과와 명백히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근로계약서와 스케줄표, 급여명세서 등을 유족에게 전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측은 또 "모든 직원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라 일 8시간 근무 기준 1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하고 있다"며 "추후 노동청 등에서 조사를 나오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유족들의 과로사 주장과 관련해 근로감독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근로감독이 이뤄질 경우 '주 52시간제'가 지켜졌는지, 근로계약서가 합법적으로 작성됐는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실관계와 실태를 확인해 보니 좀 더 상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듯해 감독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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