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남에서 교통사고로 골절상을 입은 환자가 치료받을 응급실이 없어 100분 넘게 헤매다 숨졌습니다. 처음 구급대가 출동했을 때만 했을 때도 환자는 의식이 뚜렷했지만, 20개가 넘는 병원이 받아주지 않으면서 '골든 타임'을 놓친 겁니다.
KNN 김수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4일 저녁 8시 반쯤, 창원시 진해구의 한 왕복 4차선 도로에서 60대 여성 A 씨가 1톤 트럭에 치였습니다.
사고 당시 여성은 개방성 골절 등 중상이었지만, 의식은 또렷했습니다.
[사고 목격자 : 의식이 너무 뚜렷하셨어요. 그때는. 여기서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나 살려라' 하셨는데….]
119 구급대는 사고 현장에 신고 2분 만에 도착해 초동 대처가 빨랐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구급대가 현장에서 응급처치하며 계속 인근 병원 응급실에 이송 가능 여부를 물었지만, 받아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국가정보관리원 화재로 응급실 수용 가능 여부가 실시간 확인되는 '경광등 알림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구급대원이 부산과 대구까지 25개 병원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확인하면서, 시간은 더 지체됐습니다.
여성은 사고 발생 1시간 40분 만에 이곳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치료를 받다가, 다음날 끝내 숨졌습니다.
특례시인 창원은 물론 경남 전체의 비상 응급 의료망 부실로 골든 타임을 놓친 것입니다.
[김민관/경남의사회 회장 : 외상을 담당할 수 있는 외상외과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건 경남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 부족한 겁니다.]
실제로 지난 8월에는 밀양시에서 유일한 응급실이 문을 닫는 등 경남의 응급 의료망은 지금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밀양은 그나마 두 달 만에 다시 응급의료기관이 지정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타 시군은 여전히 위기 상황입니다.
정부가 지난 20일 비상진료체계를 해제하며 '의료 대란' 종식을 선언했지만, 여전히 경남의 현장에서는 생명까지 잃게 만드는 응급의료 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안명환 KNN)
KNN 김수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