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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2개월 아기 살리고…5층 주택서 추락한 산모 끝내 숨져

생후 2개월 아기 살리고…5층 주택서 추락한 산모 끝내 숨져
▲ 오산 주택 화재현장

경기 오산의 상가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1명이 숨진 가운데 고인이 자신의 생후 2개월 아기를 옆 건물 주민에게 건네고 뒤늦게 탈출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언론 취재에 따르면 어제(20일) 오전 5시 35분쯤 오산시 궐동의 5층짜리 상가주택 2층에서 난 화재 당시 5층 거주자인 중국동포 30대 여성 A 씨는 불이 난 사실을 알고 아기부터 챙겼습니다.

A 씨는 약 2달 전 출산을 한 산부로, 남편과 함께 아기를 안고선 창문을 열어 큰 목소리로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불이 난 상가주택과 바로 옆 건물은 거리가 1m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가까워 이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창문을 열어 A 씨 등의 목소리에 답했습니다.

다급했던 A 씨와 남편은 창문을 통해 우선 아기를 옆 건물 주민에게 건넸고, 이 주민은 안전하게 아기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어 A 씨의 남편이 옆 건물 창문으로 건너가 탈출에 성공했고, 그다음은 A 씨의 차례였습니다.

A 씨 역시 남편과 마찬가지로 옆 건물 창문으로 건너가려 했는데, 미처 창문 안쪽까지 들어가지 못한 채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크게 다친 A 씨는 아주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사고 발생 5시간여 만인 오전 10시 40분쯤 끝내 사망했습니다.

경찰은 2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연기가 다량으로 발생하면서 계단을 이용한 대피가 막힌 A 씨와 남편이 불가피하게 창문을 통한 탈출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욱이 생후 2개월 아기에게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는 한 차례 호흡만으로도 치명적일 수가 있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아내를 잃은 유족(A 씨의 남편)을 상대로 지금 당장 조사를 할 수 없어서 대피 과정에 대한 진술을 청취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일단 A 씨의 아기와 남편이 창문을 통해 옆 건물로 대피한 것은 확인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출산 이후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면서 집에서 아기를 돌봐왔으며, 같은 중국동포인 남편은 인근 식당에서 일하며 성실히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새벽 시간대 예기치 못하게 맞닥뜨린 화재는 이들 가정의 행복을 산산조각 내버렸습니다.

불은 2층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B 씨가 라이터와 스프레이 파스를 이용해 마치 '화염방사기'처럼 불을 뿜어 바퀴벌레를 잡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B 씨는 유튜브 등에서 본 대로 종종 이런 방식으로 벌레를 잡아 왔다고 합니다.

B 씨는 벌레를 잡던 중 침대와 침대맡의 쓰레기 등에 불이 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하자 처음에는 자체 진화를 시도했으나, 진압이 여의치 않자 119에 신고했습니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40여 분 만에 진화됐습니다.

이 불로 A 씨가 추락해 사망하고, 또 다른 주민 8명이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다쳐 인명피해가 컸습니다.

불이 난 건물은 1층 상가, 2~5층은 주택으로 총 32세대가 거주 중입니다.

숨진 A 씨의 가정과는 달리 대부분 1인 가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B 씨에 대해 중실화 및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사진=경기소방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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