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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관에 갑옷·투구까지…1600년 전 '신라 장수' 무덤 찾았다

금동관에 갑옷·투구까지…1600년 전 '신라 장수' 무덤 찾았다
▲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 전경

약 1천600년 전 말을 타고 군대를 호령하던 신라의 젊은 장수(將帥)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이 확인됐습니다.

사람과 말 갑옷은 물론, 무덤 주인의 신분을 엿볼 수 있는 유물도 함께 출토돼 주목됩니다.

국가유산청과 경북 경주시는 경주 황남동 120호 무덤 일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4에서 5세기경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출토 유물과 부장 양상 등을 고려할 때 당대 최상위 신분의 신라 장수로 일정한 정치적 역할까지 수행한 인물의 무덤으로 추정된다"고 전했습니다.

봉분은 동서로 10.6m, 남북으로 7.8m 규모로,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로 이름 붙었습니다.

발굴 조사를 담당한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측은 "신라의 무덤 양식이 목곽묘에서 적석목곽분으로 변화하는 전환기적 요소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라고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지난 3월 말부터 조사한 결과, 무덤에서는 총 165점의 유물이 나왔습니다.

무덤 주인이 묻힌 주곽에서는 생전 착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귀걸이 1쌍과 고리 자루가 붙은 큰 칼, 치아 조각 등이 발견됐습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치아 조각은 무덤 주인의 머리 부분에서 여럿 확인됐는데, 마모 상태를 볼 때 30세 전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주곽에 딸린 매장시설인 부곽에서는 말과 사람 갑옷과 투구, 안장, 등자, 재갈 등 말과 관련한 다양한 유물이 발견됐습니다.

황남동 출토 금동관 추정 일부 조각(왼쪽)과 금관총 금제 모관

말이 착용하는 갑옷인 마갑(馬甲)이 나온 건 경주 쪽샘지구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학계 안팎에서는 중무장한 채 말을 타고 싸우는 무사 즉, 신라 중장기병의 실체와 역사를 밝혀낼 자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국가유산청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오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엿새 간 발굴 조사 현장과 유물 일부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사진=국가유산청·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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