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윤석열 면회' 약속
장 대표는 8월 26일 당 대표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면회 약속을 지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리고 50여 일이 지난 시점인 10월 17일, 일반 면회 형식으로 윤 전 대통령을 약 10분 동안 만났습니다. 장소변경 접견은 아니었습니다.
윤석열 면회, 왜 지금일까?
장 대표가 면회 날짜를 10월 17일로 정한 건 아니지만, 그전에 신청을 한 만큼 서둘러서 면회를 진행하려 했다는 걸 엿볼 수 있습니다. 서두른 이유는 내년 지방선거 때문이었다는 기류가 당 안팎에서 읽힙니다. 다시 말해 장 대표는 더 늦기 전에 면회 약속을 매듭짓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장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 성과를 내야 합니다. 장 대표의 거취 문제, 향후 정치 커리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장 대표 입장에선 너무나도 중요한 선거입니다. 선거 국면에서는 윤 전 대통령 면회가 강성 지지층 결집엔 주효할 수도 있겠지만, 중도층 마음으로부터는 멀어지기 마련입니다. 양날의 검입니다. 그래서 지방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전인 지금 이 시점에 면회 약속을 실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 자체'가 아닌 '면회 시점'을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중도층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강성 지지층에 다시 기대기 시작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면회 사실, 토요일 오후 공개
면회 사실은 다음날인 오후 4시쯤 본인의 SNS을 통해 알렸습니다. 평소 장 대표가 SNS에 글을 올리면, 보좌진들이나 당직자들이 게시글 내용을 기자단에 전파합니다. 하지만 이번엔 보좌진도, 당 사무처 직원들도 면회 사실을 적극 알리지 않았습니다. 언론에 면회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지만, 그렇다고 뉴스로 적극 소비되길 원하지도 않았던 겁니다. 장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도 면회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는 걸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지금은 국정감사 시즌입니다. 이재명 부동산 정책, 민중기 특검 주식 논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증인 출석 문제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얽혀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 면회가 이러한 이슈를 잠식하지 않도록 평일도, 일요일도 아닌 토요일을 택했습니다.
면회는 '플러스마이너스'
일부 지도부를 비롯한 친장동혁계 인사들은 이번 면회가 "약속을 이행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지도부 가운데 면회를 부적절했다고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약속을 했으니 가는 건 이해하지만, 민주당에 공격 빌미를 제공했다는 겁니다. 민주당에서는 면회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내란 미화 정치'라며 질타에 나섰습니다.
반장동혁계에서는 장 대표가 사퇴를 해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면회 시점의 문제가 아니라, 면회 자체가 잘못됐다는 인식입니다. 당 지지율을 견인하는 데 하등 쓸모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면회 또 가나? 가능성 낮아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는 이번이 마지막일까요? 주변 취재를 해봤습니다. 정치에서 100%란 없겠지만, 추가 면회는 지금으로선 절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 대표 본인도 내년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