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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안 돌아오고 OTT만 '불티'…영화관 줄줄이 폐관

관객 안 돌아오고 OTT만 '불티'…영화관 줄줄이 폐관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습니다.

영화 애호가들을 위한 행사가 열리던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와 개관한 지 6년밖에 되지 않은 메가박스 성수점이 잇따라 폐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는 이달 29일 영업을 종료합니다.

예술영화 상영과 국내 첫 영화 전문 도서관 운영, 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 등으로 영화 팬들이 자주 찾던 공간인 만큼 이곳의 폐점은 상징적 의미가 큽니다.

CGV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구조적 어려움 속에서 도심 상권 변화, 운영 효율성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폐점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비효율적인 지점은 폐점하고, 수익성이 높은 곳에는 시설 환경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 서비스 품질을 개선함으로써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CGV는 올해 들어서만 12개 지점을 폐점했습니다.

지난해 4개 상영관이 문을 닫은 데 이어 폐점 추세가 가속하는 모습입니다.

순천·목포·송파·연수역·파주야당·창원·광주터미널 등 전국 곳곳의 극장이 문을 닫았습니다.

메가박스 성수점도 지난 12일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2019년 본사 사옥 이전과 함께 개관한 성수점은 프리미엄 특별관 및 카페와 브랜드 팝업 공간을 함께 운영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주목받았지만 6년 만에 불이 꺼졌습니다.

관객 감소에 대응해 상영관을 다른 문화공간으로 재단장하는 방식의 돌파구도 모색되고 있습니다.

롯데시네마는 지난해부터 일부 상영관을 체험형 전시 공간으로 개조했다. 월드타워점에 체험형 전시공간 '랜덤스퀘어'를 만들었고, 6월에는 합정점에 '랜덤스퀘어 갤러리'를 조성했습니다.

롯데시네마 신도림의 경우 극장을 체험형 연극 무대로 활용하는 '샤롯데 더 플레이' 공연이 전석 매진을 기록했습니다.

월드타워점은 일부 상영관을 공연장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영화관이 예전처럼 영화만 보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될 수 있게 하겠다"며 공간 다변화 전략을 지속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올해 폐점한 롯데시네마 상영관은 직영 1곳, 제휴 3곳 등 총 4곳으로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극장 매출액은 4천79억 원, 관객 수는 4천25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2%, 32.5% 감소했습니다.

팬데믹 이후 관객이 돌아오지 않는 가운데, OTT 확산과 티켓가격 상승, 대작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코로나19로 줄어든 관객이 아직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강세로 관객몰이가 여의치 않은 대형 극장들이 경영난을 타개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극장이 어려워질수록 흥행이 보장되는 상업영화에만 투자·제작이 이뤄질 경우 관객들의 선택 폭은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극장 사업의 위기가 영화산업 전체 문제로 이어지게 되는 이유입니다.

공간 운영에 따른 수익과 임대료 등 비용을 저울질해야 하는 극장 입장에선 손실이 나는 지점을 폐점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악순환의 시작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미 OTT보다 현저히 낮은 극장의 접근성을 더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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