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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겨우 탈출했는데" 경찰서에서 벌어진 반전 상황

[단독] "겨우 탈출했는데" 경찰서에서 벌어진 반전 상황
<앵커>

목숨을 걸고 범죄단지에서 탈출하더라도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인들은 한동안 현지 경찰과 이민청 시설로 옮겨져 조사를 받아야 했는데요. 그런데 이곳에서 범죄조직원과 함께 수용되면서 또다시 위협에 노출됐습니다.

박재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9월, 사업가인 40대 남성 A 씨는 캄보디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사업이 어려워져 급전이 필요하던 때, 캄보디아에서 자금 이체를 도와주면 이체금 10%를 수수료로 주겠단 브로커 제안을 따른 겁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무역 대금 같은 걸 이체만 좀 해주면 하루 이틀만 가서 이체만. 불법적인 거면 하지 말라고 얘기까지 했었어요.]

하지만 A 씨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범죄단지 '웬치'로 끌려가 감금됐습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여기가) 한국인 줄 아느냐, 팔다리 얘기부터 하고. 팔다리 자르는 동영상 그런 동영상도 보여줘요. 섣부른 짓 하지 말라는 거죠.]

지인이 곧바로 현지 경찰에 신고한 덕에 사흘 만에 범죄단지를 빠져나왔지만, 고통은 이어졌습니다.

자신을 납치했던 범죄단지 조직원과 함께 경찰서 수용 시설에 구금됐기 때문입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범죄조직) 그쪽에서 한 사람을 붙였어요. 그래서 저랑 일주일 동안 같이 잠을 잤어요.]

조직의 협박은 경찰서 안에서도 계속됐고, 언제든지 다시 끌려갈 수 있단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경찰서 안에 있어도 중국인들이 경찰서에 돈을 줘서 빼낼 수가 있대요.]

수용 시설도 열악했습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시멘트 바닥에 천막을 깔아놓고. 200명 정도 되는 것 같은데 화장실 3칸 정도를 써야 하고 물도 빗물 받아놓은 걸로.]

한 달 만에 이송된 이민청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밥과 물에 씻은 배추만 하루 한 끼 제공되는 탓에 배달 음식을 시키려 해도 직원에게 음식값 10%를 상납해야 했습니다.

휴대전화도 돈을 내야만 돌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번역기로 얘기를 해요. 휴대전화 쓸 거냐, 너는 나한테 얼마나 줄 수 있느냐.]

우리 대사관은 도움을 요청했더니 이렇게 답했습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대사관에선) 자기들이 손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 나라 법에 따라야 한다고.]

두 달 넘게 지낸 구금 생활도 범죄단지 감금 못지않았던 겁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나중에는 체념을 하게 되더라고요.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요.]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김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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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빡!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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