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9일 프랑스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가 하원에서 불신임됐습니다.
총리로 임명된 지 9개월 밖에 안 됐지만,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프랑스 내년 정부 예산 70조원을 깎으려다 큰 역풍을 맞은 겁니다.
[프랑수아 바이루/전 프랑스 총리(지난달 9일) :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여러분은 정부를 전복시킬 권한은 있지만, 현실을 지워버릴 권한을 갖고 있진 않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곧바로 측근,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국방부 장관을 신임 총리로 앉혔습니다.
르코르뉘 총리는 임명되자 마자 예산안 감축에 반발하는 야당과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협상은 난항에 난항을 거듭했습니다.
그러던 지난 6일 르코르뉘 총리가 전격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총리로 임명된 지 겨우 27일만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입장만 관철시키려는 야당과는 타협점을 찾을 수가 없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습니다.
특히, 사퇴 하루 전 발표한 내각 구성안에 야당 측 인사가 거의 반영되지 않은 것을 두고 야당 반발이 거셌습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프랑스 총리(지난 6일) : 정부 구성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정당들의 정파적 욕구가 분출되기도 했습니다.]
여당 의석수가 전체 30%에도 못 미치는 절대적인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권 인사를 총리로 발탁하라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르코르뉘 전 총리를 사임 나흘만인 지난 10일 다시 총리로 임명했습니다.
그리고 이틀만에 새 내각을 구성했습니다.
일주일 사이 총리가 사임 후에 재취임하고 내각도 두번이나 발표되는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야당은 발끈했습니다.
고집을 꺾지 않는 마크롱 대통령이 국민을 모욕하고 있다며 내각 총사퇴를 위한 불신임 투표를 관철시키겠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여기에 지지율 역대 최저 수준인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마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심각한 재정난 시달리고 있는 프랑스에 정치적 혼란까지 가중되고 있습니다.
(취재 : 권영인, 영상편집 : 김종미,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글로벌D리포트] '사표 낸 총리' 나흘 만에 재임명?…"국민 모욕" 마크롱 탄핵안도 거론
입력 2025.10.14 11:31
수정 2025.10.14 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