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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나온 조희대, 여당 질의에 허공만…답변 없이 퇴장

국감 나온 조희대, 여당 질의에 허공만…답변 없이 퇴장
▲ 조희대 대법원장 13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앉아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오늘(13일) 대법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오전 정회 시간 자리를 떴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오늘 오전 10시 10분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내 관례대로 기관장으로서 준비한 인사말을 읽었습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에 대해 조 대법원장에게 일반증인으로서 답변을 요구하는 상황이었는데, 조 대법원장은 증인 채택에 대한 불출석 의견서를 내고 인사말에서도 "재판을 이유로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면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이 위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 뒤 퇴장할 계획이었으나,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의 이석 허가를 받지 못해 자리를 뜨지 못하고 1시간 넘게 굳은 표정으로 국감 진행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추 위원장이 증인선서를 뒤로 미루고 의원들에게 질의하도록 하면서입니다.

추 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이 증인이 아닌 참고인이라고 설명하면서 질의를 이어갔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이어진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정면만 바라본 채 굳게 입을 다물었습니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조 대법원장을 향해 '한덕수 총리를 만난 적이 있느냐',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속도 처리한 선거법 재판이 옳았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으나, 조 대법원장은 박 의원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목소리를 높여 '윤석열과 만난 적 있느냐', '한덕수와 만난 적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도 허공만 보며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어지는 질문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거나 여야 의원들의 설전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은 모습도 보였습니다.

여야 의원들 설전이 이어지는 사이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나서서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천 처장은 "오늘 대법원장이 출석할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사법부가 삼권분립을 존중받기 위해서는 우리도 국회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사 말씀과 마무리 말씀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키자'(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1987년 (개정)헌법이 성립되고 나서는 대법원장이 나와서 일문일답을 한 적이 없다"며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은 독립투사이고, 건국 초기 혼란을 갖다가 (해결하고자) 대표적인 지위를 겸직하신 분으로서 말씀하신 것이지 이렇게 재판사항에 대해 일문일답하신 적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천 처장은 "제가 답변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마무리 말씀으로 대법원장이 하시는 것이…우리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교과서에서부터 (나오는) 삼권분립, 사법부 존중 이런 부분이 이 자리에서도 실현되는 모습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허가해 달라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질의를 이어가려는 민주당 의원들 간 고성으로 아수라장이 이어지다 국감이 중지됐고, 조 대법원장은 오전 11시 40분쯤 결국 자리를 떴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국감 종료 전 마무리 발언 때 다시 국감장을 찾을 계획입니다.

조 대법원장은 오늘 인사말에서 "저는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 왔으며 정의와 양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사법부를 둘러싼 작금의 여러 상황에 대해선 깊은 책임감과 함께 무겁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앞으로 국회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며 국민에 대한 봉사와 책임을 더욱 충실히 다해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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