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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단군릉서 개천절 행사…민족보다 '문화유산' 초점 이동

북 단군릉서 개천절 행사…민족보다 '문화유산' 초점 이동
 
▲ 북한은 지난 3일 평양 단군릉 앞에서 개천절 행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북한이 개천절을 맞아 평양 단군릉 앞에서 행사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어제(3일) 단군릉에서 강윤석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민족유산보호국 관계자, 평양 시내 근로자, 북한 체류 해외 동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천절 행사가 열렸다고 밝혔습니다.

단군제 기념보고를 맡은 황광일 민족유산보호국 국장은 북한이 "자주로 존엄높고 단결로 불패인 사회주의 국가의 위상을 과시하며 세인을 놀래우는 기적과 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한국과 달리 개천절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을 빼고 매년 단군릉 앞에서 기념행사를 해왔습니다.

북한은 1993년 평양 강동군 대박산에 있는 무덤에서 단군과 그 부인의 인골을 발견했다고 발표하고 이듬해 이곳을 단군릉으로 조성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의 개천절 행사 초점이 민족 정체성보다 문화유산 보호 쪽으로 옮겨진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끕니다.

최근 기록을 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단군제 기념보고를 리명철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맡았다.

천도교청우당은 민족종교인 천도교를 토대로 한 북한 노동당의 우당(일종의 위성정당)입니다.

또 과거 단군제에는 지금은 폐지된 대남기구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과 단군민족통일협의회 등이 계속 참석했습니다.

남북 관계가 좋을 때는 남북이 개천절 공동 기념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에는 한국의 국가유산청 격인 민족유산보호국 국장이 단군제 기념보고를 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보고 내용도 2023년에는 '민족의 원시조' 등이 언급됐지만 지난해와 올해에는 '국가제일주의', 북한의 위상 과시 등에 무게가 실린 모습입니다.

북한의 개천절 행사 기류 변화는 최근 김정은 정권의 '동족 개념 지우기' 정책과 문화유산 보호 강조 기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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