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진행된 실향민들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남북 이산가족들이 서로 생사 확인이라도 하고, 하다못해 편지라도 주고받게 해 주는 것이 남북 모두에 있어 정치의 책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며 "북측에도 인도적 차원에서 (이런 조치를) 고려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개천절이자 추석 연휴 첫날 인천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실향민들을 만나 이같이 언급한 뒤 "군사적으로, 정치적으로 대립하고 갈등하고 경쟁하더라도 인도적 차원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특히 "다른 영역을 제외하더라도 생사확인 및 최소한의 소통 부분은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꼭 진척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실행 의지를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이) 이렇게 갈라져 있더라도 서로 죽었나 살았나 생사라도 확인하고 편지라도 주고받으면 한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물론 (이산가족이) 만나고, 같이 살고, (예전으로) 되돌아갈 여지가 생기면 더 바랄 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남북 관계가 완전히 단절돼서 상태가 매우 안 좋다. 너무 적대적으로 변했다"며 이른 시일 내에 급격한 진전은 쉽지 않다는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때는 이산가족 상봉도 하고 소식도 주고받았는데 이 역시 완전히 단절돼버렸다"며 "모두 저를 포함한 정치인들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자책감이 든다"고 돌아봤습니다.
이어 "남북의 휴전선이 그어진 지 오랜 세월이 지났다. 제가 조금 전 강 위를 보니 기러기들이 쭉 줄을 지어 날아가더라"며 "동물들은 자유롭게 날아다니는데 사람들만 선을 그어놓고 이 선을 넘어가면 가해를 할 것처럼 총구를 겨누고 수십 년을 보내는 것이 참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남북 간 적대성이 완화되고 관계가 개선돼야 한다. 소통·교류·협력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혈육 간 생사도 확인 못 하는 지금의 참담한 현실이 나아졌으면 좋겠다"며 "여러분이 고향 소식을 전해 듣고 헤어진 가족을 만나 따뜻하게 대화를 나눌 그날을 최대한 앞당기도록 노력하겠다"고 역설했습니다.
또 "(실향민들의) 연세도 많고, 시간도 그렇게 많이 남지는 않았다.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니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또 좋은 상황으로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며 "서글픈 추석이지만 희망을 갖고 웃으며 보내시길 바란다"고 격려했습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