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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자포리자 원전 전력 의도적 차단…외부 포격 흔적 없어"

"러, 자포리자 원전 전력 의도적 차단…외부 포격 흔적 없어"
▲ 자포리자 원전 위성 사진

9일째 정전이 이어지고 있는 자포리자 원전 인근에 포격 흔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외부 전력선을 파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매켄지인텔리전스가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의뢰로 위성사진을 검토한 결과 원전 인근에 포격의 흔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매켄지는 보고서에서 "손상된 송전탑 인근에 새로 생긴 것이든 오래된 것이든 탄공(彈孔)의 흔적이 없다"고 결론을 냈습니다.

실제로 보고서에 첨부된 위성사진에는 구덩이 흔적이 보이지 않으며, 송전탑의 두 다리와 수평으로 연결된 구조물도 모두 식별된다고 가디언은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송전탑이 (파괴되지 않고) 아직 서 있기 때문에 복구 작업은 비교적 간단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러시아 측의 발언과는 대조되는 내용입니다.

러시아의 원전 홍보 담당자는 지난달 25일 "원전 주변 지역과 손상된 선로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지속적인 포격을 가해 복구 작업이 복잡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린피스의 핵 전문가 숀 버니는 매켄지의 분석 결과에 대해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외부 전력을 파괴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이후 러시아가 점령 중인 자포리자 원전은 전쟁 이후 안전 문제로 냉온 정지 상태로 전환했지만, 현 상태를 유지하려면 반드시 외부에서 전력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원전에 대한 통제권을 얻고자 일부러 위기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러시아는 지난 6월 3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한 미공개 문서에서 "원전의 외부 전력선이 우크라이나에서 차단될 경우에 대비해 러시아 전력 시스템에서의 전압 전송 절차가 개발됐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임명한 유리 체르니추크 원전 소장은 지난달 "원전을 러시아 전력망에 통합하는 절차가 최종 단계에 있다"고 말해 원전 재가동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여름 인근 수로에 댐을 건설해 냉각수로 활용할 수 있는 수원도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가디언은 전쟁 중에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일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에 공급되는 외부 전력은 지난달 23일 오후 4시 56분에 차단돼 이날까지 9일째 정전 상태입니다.

원전에 전력이 차단되면 원자로를 식히기 위한 냉각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음에 따라 노심이 용융돼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심각한 핵사고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핵 안전 측면에서 명백히 지속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현재 자포리자 원전은 비상 디젤 발전기를 가동하고 있으며, 열흘 이상 가동할 수 있는 연료도 비축돼 있다고 IAEA는 전했습니다.

(사진=매켄지인텔리전스 보고서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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