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소년들의 불법 도박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도박 사이트에 쉬게 접속할 수 있는 데다, 노출되는 학생들의 나이도 점점 어려지고 있는데, 학생들 사이에서는 게임보다 더 쉽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혜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학생은 5년 전인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온라인 도박에 손을 댔습니다.
[A 군/도박 경험 청소년 : 영화 다시보기 사이트나 웹툰 같은 것 보면 어딜 들어가도 다 떠 있으니까, 친구들이 하니까 다 같이 하고요.]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듯 재미로 시작했다가, 금세 중독됐다고 말합니다.
[A 군/도박 경험 청소년 : 많이 따면 5백~6백씩 따고 그랬으니까요, 하루에. 몇백, 거의 1천 가까이 (돈을) 쓰는 (일도 많아요.)]
부족한 돈은 친구들끼리 서로 빌려주고 갚는데, 이자율이 불법 사채 수준입니다.
[B 군/도박 경험 청소년 : 50만 원, 100만 원씩 시작해서 계속 모아서 빌리고… 기본 이자가 50%, 100% 이렇게 올라가요.]
온라인 도박으로 경찰에 검거된 10대 청소년은 최근 4년 새 3배나 늘었습니다.
실태조사에선 전국 초중고 학생의 4.3%가 도박 유경험자로 나타났는데, 청소년들이 체감하는 건 더 많습니다.
[B 군/도박 경험 청소년 : 제가 아는 한 10명 중에 8명은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도박을.]
나이가 어려지는 점도 문제입니다.
현행법상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10대 청소년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14세 도박 소년범은 4년 새 16배나 급증했습니다.
[조호연/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 교장 : (중학생들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엄청 빨리빨리 몇 개를 깔고 (도박을) 해요. 이런 건 애들한테는 도박도 아니죠. 게임도 아니에요, 게임보다 더 쉬우니까.]
청소년 도박 예방 교육은 공공기관인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맡아 하는데, 지난해 도박 예방 교육을 실시한 학교는 전체 초중고의 30%가 안 됩니다.
최근 국회에는 학교 내 도박 예방 교육을 제도화하는 교육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예방 교육 강화와 더불어 청소년들까지 유인하는 도박 사이트를 뿌리 뽑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김현상,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홍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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