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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와이드 2부

[단독] 김해공항 방위각 시설 공사…APEC 앞두고 '땜질'

[단독] 김해공항 방위각 시설 공사…APEC 앞두고 땜질
<앵커>

최근 김해공항에서 APEC 행사를 앞두고 활주로의 방위각 시설을 안전하게 메우는 임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각국 정상들이 오니까 안전을 정비하는 것은 좋은데, 잠깐 공사하고 철거하는 데 수억 원이 드는 데다 매일 공항을 이용하는 우리 국민들은 위험에 방치했던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정연 기자입니다.

<기자>

김해국제공항 활주로 북단의 방위각 시설, 로컬라이저입니다.

주변이 온통 초록색으로 뒤덮여 있고, 앞부분도 검은색 지면이 확연하게 눈에 띕니다.

낯선 모습에 의문을 제기한 건 현직 조종사들이었습니다.

[A 항공사 조종사 : 당나라 시대 토성 같은 걸 쌓고 있더라, 앞에다가 흙더미를….]

[B 항공사 조종사 : 노탐(운항 관련 안전 공지)을 보면 로컬라이저 안테나를 사용을 할 수 없다, 로컬라이저가 뭔가 수리를 하는구나….]

김해공항은 '부러지기 쉬운 구조물'로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과 달리, 80~90cm 되는 콘크리트 기초대에 방위각 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무안공항처럼 착륙하는 비행기가 오버런이라도 하면 참사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인 것입니다.

취재 결과 APEC 행사를 위한 임시 땜질 공사였습니다.

SBS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와 공항공사 등은 해외 정상들의 안전한 공항 이용을 위해 '최단기간 내'에 공사를 진행하겠다며 수차례 회의를 열었습니다.

APEC 행사 전 정식 개선 공사를 끝내기 어려우니 임시로 콘크리트 방위각 시설 주변을 평탄화하는 작업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활주로 이탈사고가 나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거라는 위험평가 결과도 적시됐습니다.

이런 땜질 공사에 2억 5천만 원을 쓰고, APEC 이후 제대로 된 공사를 위해 임시 구조물을 다시 뜯어내는 데 5억 원을 추가로 책정했습니다.

김해공항에도 무안공항처럼 위험한 방위각 시설이 있다는 것은 지난해 12월 무안공항 참사 직후 확인된 것인데, 9개월 가까이 손 놓고 있다 임시공사 자체도 지난 10일에야 시작했습니다.

[박상모/조종사노조 연맹 사무처장 : (연맹 설문 결과) 70% 가까운 인원들이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얘기했고요. 결국엔 현장의 목소리 하나도 듣지도 않고 급한 일만 급급하게 하는 거 아닌가, 위에만 바라보면서.]

APEC 참석자들이 이용할 포항경주 공항의 방위각 시설 개선 공사도 앞당겨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최진화, 디자인 : 이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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