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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대회 사고, 총체적 부실…체육회, 복싱 협회에 '기관 경고'

복싱 대회 사고, 총체적 부실…체육회, 복싱 협회에 '기관 경고'
▲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지난 9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체육단체 선거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달 초 전국시도복싱대회에서 발생한 선수 사고가 대한복싱협회의 안전관리 미비, 규정 미준수 등 총체적인 부실 운영에서 비롯된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3일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대한복싱협회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여러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오늘(29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대한복싱협회를 '기관 경고' 조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전남 무안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A 군은 지난 3일 제주 서귀포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경기 도중 쓰러져 의식을 잃었습니다.

A 군은 여전히 깨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복싱협회는 ▲ 대회 안전관리계획 미수립 ▲ 응급체계 구축 미비 ▲ 대회 규정 미준수 ▲ 사건 보고 및 초기 대응 미흡 등 안전과 관련된 거의 모든 영역에서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먼저 대한복싱협회는 대회 자체 안전 관리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으며, '사고 발생 시 비상 연락 체계 구축' 등 기본 안전 지침조차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사전에 지역 연계 병원을 지정하고 즉시 연락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이 또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응급 이송 체계는 더욱 부실했습니다.

대한체육회 조사 결과 현장에 대기하던 구급차 내 바이털 기기와 사이렌이 작동하지 않았고, 병원 응급실 도착 지점을 착오해 이송이 지연되는 문제까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회 규정도 무시됐습니다.

대한복싱협회 경기 규칙상 의사나 간호사 등 의무진을 배치해야 함에도 사고 당일에는 의무진이 없었습니다.

간호사는 사고 발생 사흘 뒤인 6일에야 배치됐습니다.

또한 사고 선수를 보조한 세컨드(코치)는 2025년도 지도자 등록을 하지 않은 무자격자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후 대응은 혼란을 더욱 키웠습니다.

대한복싱협회는 사고 발생 5일이 흐른 뒤인 8일에야 대한체육회에 보고했습니다.

이마저도 대회 참가자의 민원을 통해 인지한 것이었습니다.

대한복싱협회의 미숙한 초기 대응은 선수 아버지의 자해 시도를 유발했고, 이런 상황에서도 다른 링에서는 경기가 계속 진행되는 등 전반적인 사후 조치가 미흡했습니다.

대한체육회는 대한복싱협회에 기관 경고와 함께 부상 선수의 병원비 지원 등 피해 보상 대책을 수립하고, 종목 특성에 맞는 안전 매뉴얼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또한 앞으로 모든 대회에 경기인으로 등록한 지도자만이 세컨드로 참가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도록 했습니다.

대한체육회 역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든 회원종목단체가 의무적으로 종합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을 개정하고, 스포츠안전재단과 협업해 '체육행사 안전 관리 종합 매뉴얼'을 제작·배포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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