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불이 난 배터리를 점검했던 내역서에는 사용한 지 10년이 넘었으니 바꾸라는 권고와 함께 충전할 때 배터리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간다는 경고도 담겨 있었습니다. 1년도 더 전에 불이 날 가능성이 제기됐는데도 그냥 내버려 둔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배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7-1 전산실'에 있던 리튬이온 배터리팩들은 화재 전 어떤 상태였을까.
정전이 발생할 경우, 전원을 대신하는 시스템이 무정전 전원장치, UPS인데 이 UPS용 배터리팩들을 UPS 개발사인 LG CNS가 지난해 6월 27일 점검했습니다.
SBS가 입수한 점검 내역서에는 '이상 방전'이나 '하자 처리'가 "6개월간 없었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2가지 지적 사항이 명시됐습니다.
우선 "배터리 사용 연한 10년 경과로 교체를 권고한다"는 것입니다.
2014년 8월 설치된 배터리인 만큼 지난해까지만 쓰라는 권고였는데, 이 권고 이후에도 배터리 교체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눈길을 붙잡는 대목은 "일부 전압 차로 정상 범위를 초과하는 배터리팩 온도 편차의 발생을 확인했다"는 부분입니다.
충전 때 온도가 방전 때보다 비정상적으로 올라갔다는 얘기인데, 사실상 화재 위험을 경고했던 것입니다.
내역서는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5층 5B-1 구역에서 5개" 등 구체적 대상까지 적어놨습니다.
이런 문제들과 관련해 행정안전부는 "정기 점검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가장 최근인 지난 6월 점검 당시,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사용 연한이 지난 배터리를 왜 즉각 교체하지 않았던 것인지, 일부 배터리의 비정상적 온도는 이후 해결이 됐었는지 의문이 남습니다.
[김성회/민주당 의원 : 작년 6월 점검 결과 배터리를 교체하라는 권고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했습니다. 경찰이 이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화재 당시 배터리 분리 작업을 했던 업체는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나 유지보수 담당 업체가 아닌 제3의 업체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위원양, 디자인 : 박태영·방민주, 사진제공 : 국무총리실)
댓글 아이콘댓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