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유럽 상공에 정체불명의 드론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되는데, 이를 두고 유럽 국가들과 러시아가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파리 권영인 특파원입니다.
<기자>
깜깜한 하늘에 비행 물체가 불빛을 내며 날아갑니다.
어제(25일)와 그제 덴마크 올보르 공항 근처에서 포착된 대형 드론입니다.
공항은 3시간 동안 폐쇄됐습니다.
[옌스 코스코르/덴마크 시민 (공항 이용객) : 불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이런 상황이 익숙해져야 한다는 뜻이겠네요.]
러시아는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덴마크 정부는 지난 22일 이후 계속되는 드론 출몰의 배후로 러시아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메테 프레드릭센/덴마크 총리 : 우리는 드론 배후가 러시아일 가능성을 어떤 방식으로든 배제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폴란드 상공에서도 있어서는 안 될 드론을 보았고, 루마니아에서도 목격했습니다.]
앞서 지난 10일엔 폴란드, 13일엔 루마니아 영공에 러시아 드론이 각각 침범했고, 19일엔 러시아 전투기 3대가 에스토니아 상공으로 넘어왔습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의 방위력 수준을 떠보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유럽연합과 나토는 강력 경고에 나섰습니다.
[마르크 뤼터/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지난 23일) : 우리는 필요할 때 언제든 방어하고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방어적 동맹인 것은 맞지만, 그렇게 순진하지는 않습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 특사가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측과 비공개로 만나 유럽 영공을 침범하면 격추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것이었다고 해명하면서도 만약 러시아 비행기를 격추한다면 전쟁이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유럽과 러시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토는 오늘 덴마크, 폴란드 등 유럽 10개 국가들과 함께 일종의 드론 감시 체계인 '드론 장벽' 설치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정성훈, 디자인 : 홍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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