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한 소도시가 반려견을 대상으로 세금을 매기는 방안을 추진하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알토아디제주의 소도시 볼차노 의회에서 내년부터 반려견을 동반한 관광객과 주민에게 '개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법안은 볼차노를 찾는 관광객이 반려견을 데려올 경우 매일 약 1.5유로(2천400원)의 요금을 부과하고, 주민들에게는 반려견 1마리당 연간 100유로(16만 4천 원)를 내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이는 2008년 볼차노에서 폐지됐던 세금을 부활시키는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습니다.
새 법안의 등장 배경은 길거리에 넘쳐나는 개 배설물 때문입니다.
이 법안을 발의한 루이스 발허 시의원은 이를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관계자들은 세수가 거리 청소와 개 공원 조성에 쓰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새 법안이 통과되면 볼차노에서 현재 시행 중인 개 DNA 검사 의무화는 폐지될 전망입니다.
볼차노는 2년 전부터 개 배설물이나 차에 치인 개, 사람이나 다른 개를 공격한 개를 추적하기 위해 DNA 검사를 의무화했으나, 검사 비용이 많이 들어 도시 전체 반려견 인구 3만 명 중 1만 2천 명만 이에 응했습니다.
그러나 개 과세에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탈리아 동물권 단체 ENPA의 카를라 로키 회장은 "개와 함께 여행하는 가족과 관광객에게 벌을 줄 뿐만 아니라 동물을 현금입출금기(ATM)로 만드는 잘못된 메시지를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반려견에 세금 추진…"길거리 개 배설물 못 참아"
입력 2025.09.2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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