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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한 곳뿐인데 "유배지 같다"…학폭 피해자 시설 보니

전국 한 곳뿐인데 "유배지 같다"…학폭 피해자 시설 보니
<앵커>

학교폭력 피해로 학교에 다니기 힘든 학생들이 수업을 들으면서 심리 치료도 받을 수 있는 기숙 교육시설이 있습니다. 전국에 단 한 곳뿐인데, 선생님도 없고 유배지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환경이 매우 열악합니다.

정성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북 영동 시내에서도 1시간을 차로 달려 마주한 이곳,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만을 위한 기숙형 교육기관, 해맑음센터입니다.

교실에 선생님은 보이지 않고 학생들만 각자 영상을 보고 있습니다.

[선생님, 끊겨요.]

교사가 있는 '사회' 과목을 빼곤 모두 이렇게 화상 수업입니다.

2년째 교사 채용 공고를 내도 너무 외진 곳이다 보니 지원자가 없습니다.

2013년 대전의 한 폐교에서 시작한 해맑음센터는 2년 전, 건물 붕괴 위험으로 갑자기 퇴거 통보를 받았습니다.

급히 찾은 부지가 지금의 충북교육청 영동휴양소입니다.

급식 시설이 없어 근처 펜션에서 매일 음식을 나르고, 체육 수업을 하러 왕복 1시간이 넘게 오갑니다.

병원과 편의시설도 근처에 없어 아찔한 순간을 겪기도 했습니다.

[전보원/해맑음센터 교사 : 경련을 일으키는 학생이 있었는데 응급실만 해도 한 1시간 정도 차 타고 걸리는데, 걱정도 많이 되고….]

전국에 단 한 곳뿐인 학폭 피해자 전담 기숙형 교육시설인데, 상담을 받은 학생과 학부모 중 입교까지 이어진 경우는 37%입니다.

[윤석진/해맑음센터 상담지원팀장 : (전화 상담 때) 원하던 곳을 찾았다, 이렇게 반가워하시고. 그런데 막상 방문을 하시고 '유배지에 우리 아이를 보내는 느낌'이다….]

현재 재학생은 9명인데, 이곳에서 다시 꿈꿀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A 군/(중3) 해맑음센터 재학생 : 자퇴하려고 했었는데 중학교 때. (해맑음센터에) 오고 나서 고등학교도 가고 싶어지고, 대학교도 가고 싶어지고, 좋은 것 같아요.]

[B 군/(중2) 해맑음센터 재학생 : 각 지역마다 하나씩 있었으면 좋을 것 같고, 저처럼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이곳을 찾아와서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정을호/국회 교육위 (더불어민주당) : 끔찍한 학교폭력의 고통을 털어내고 더 나은 환경에서 치유되고 회복할 수 있도록 교육 당국은 치유 기구 확충 및 시설 개선에 적극 나서야(합니다.)]

현재 자리는 충북교육청과 임대계약이 내년이면 끝나 또다시 이전해야 합니다.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이 위탁해 운영되는 곳이라 부지 마련은 교육청들과 센터의 몫이라는 입장입니다.

(영상취재 : 윤형, 영상편집 : 이승열, 디자인 :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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