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공격 중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한 후, 지역 방위군 장교들이 파손된 주택 근처에 서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를 향해 무모한 영공 침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나토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북대서양이사회(NAC)는 현지시간 23일 에스토니아의 나토 4조 발동에 따른 긴급협의가 끝난 뒤 성명을 내고 "에스토니아 침범 사례는 갈수록 무책임해지는 러시아 행동의 연장선"이라며 이렇게 규탄했습니다.
성명은 "러시아는 착각하지 말라. 나토와 동맹들은 우리 스스로를 방어하고 모든 위협을 억지하기 위해 국제법에 따라 모든 필요한 군사적 및 비(非)군사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나토 5조에 대한 우리의 공약은 철통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나토 5조는 회원국 중 한 국가가 공격받을 경우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다른 회원국이 군사행동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입니다.
긴급 협의에 그치는 나토 4조와 달리 나토 집단방위체제의 상징적 조항이라는 점에서 한층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도 4조 긴급협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의도적이든 아니든 러시아의 반복적인 위험한 행태가 지속되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영토 전역을 방어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긴급 협의는 러시아의 미그(MiG)-31 전투기 3대가 나토 회원국인 에스토니아 영공을 침범한 지 나흘 만에 열렸습니다.
현지시간 19일 오전 러시아 전투기 3대가 나토의 동부전선 감시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이탈리아의 F-35 전투기와 스웨덴·핀란드의 신속 대응 항공기가 긴급 발진할 때까지 12분간 에스토니아 영공에 머무른 겁니다.
앞서 9∼10일 밤사이에는 폴란드가 자국 영공에 진입한 러시아 드론 여러 대를 격추했고, 14일 루마니아 영공에서도 러시아 드론이 포착됐습니다.
유럽 각국은 러시아가 나토 동부전선의 대응 역량을 떠보기 위해 유사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나토 긴급협의를 앞두고서는 덴마크, 노르웨이에서 각각 드론이 출몰해 공항이 일시적으로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드론의 출처는 아직 조사 중입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번 사안을 자국 인프라에 대한 '공격'(attack)으로 규정하고, 러시아가 배후라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