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명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을 임신부가 복용할 경우, 아이의 자폐증 위험을 높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용하지 말라고 강하게 주장했지만, 아직 의학적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의료계의 입장과는 반대되는 것이라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장선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참을 수 없는 고열이 아니라면 임신 중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아기의 자폐 발병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마세요. 절대 먹지 마세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걸 안 먹도록 버티세요.]
미국은 2000년 이후 자폐 유병률이 400% 증가했는데 타이레놀이 비싸 구하기 어려운 쿠바에선 자폐가 없다는 주장도 폈습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부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판단돼 발열·통증 치료의 1차 선택지로 널리 쓰여 온 약입니다.
정부의 발표에 의료계의 반박이 이어졌습니다.
미국 산부인과학회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자폐증 유발 원인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산모의 고열을 방치하면 유산 기형 등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티븐 플라이슈만 박사/미국 산부인과학회장 : 자폐증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다면적입니다. 가족력이 있고, 분명 유전적 요인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세트아미노펜 같은 약물 하나에 모든 원인을 돌리기는 어렵습니다.]
식품의약품국 FDA도 최소 사용을 권고하면서도, 엇갈리는 연구들이 존재하며 자폐증의 인과 관계는 확립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는 그동안 자폐증 증가 문제를 주요 보건 과제 중 하나로 제시해 왔습니다.
백신과 자폐증 연관성을 주장했던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지난 4월, 수년 동안 풀지 못한 자폐증 원인을 다섯 달 만에 밝혀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의료계 반론에도 불구하고 FDA의 약품 경고문 교체와 사용 제한 통보가 시작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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