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첫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내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합니다.
이번 방미는 이 대통령의 다자외교 무대 데뷔전으로 평가됩니다.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당시에는 취임 직후 인수위도 없어 정교한 준비가 어렵던 상황이었습니다.
또 G7 정상회의가 초청국 자격이었고 참여 국가도 극소수였던 만큼, 세계 최대 다자외교 무대로 꼽히는 유엔총회와는 의미가 다릅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극복하고 민주주의 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복귀했음을 공식화할 계획입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 비전을 제시하고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할 방침입니다.
또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합니다.
대통령실은 유엔 창설 80년 만에 한국이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했을 뿐 아니라 회복 탄력성을 갖춘 성숙한 민주국가가 됐음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외교적 신뢰를 높일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유엔총회는 다음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 대통령이 다자외교 지평을 넓히고 준비 태세를 점검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날 예정이어서 경주는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메가 이벤트'의 장이 될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2기 집권 이후 첫 미중 정상 대면으로, 그 결과에 따라 한반도 안보는 물론 국제무역질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의 '손님맞이' 주체로서 국제사회와 접촉면을 넓히고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가 한반도 안보와 국익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이에 대응할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21일) "미중 정상회담이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우리로서는 최대한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동안에도 우리 정부는 APEC 정상회의 계기 회원국 간 다각적인 외교적 소통을 지지해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기로 한 만큼 미국 측과 구체적으로 소통하며 회의를 준비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뉴욕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프랑스·이탈리아·우즈베키스탄·체코·폴란드 정상 등과 연쇄 회담을 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은 성사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약식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만 언급했습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후속 논의가 교착 상태인 가운데 비자 협상 등 실무적 협의가 더 필요한 현안이 추가로 불거진 것도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양측 모두 아직 정상 간 대화 의제로 다룰 만큼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미 지난달 말 워싱턴에서 양 정상이 만난 데다 APEC에서 자연스럽게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뚜렷한 결과물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회담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위 실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는 비교적 근래에 회담을 했고 10월에도 회담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해외 일정에서 민생 경제 활성화를 위한 활동에도 나섭니다.
도착 첫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전환 협력 방안을 논의합니다.
마지막 날에는 미국 월가 금융계 인사들과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한국경제설명회(IR) 투자 서밋 행사를 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