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간 여성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여성이 쓴 책을 대학서 가르치는 것을 모두 금지했습니다.
현지시간 20일 영국 BBC방송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프간 고등교육부는 지난달 말 지국 내 각 대학에 금지 도서 679권의 목록을 담은 공문을 보내 이들 책을 없애도록 지시했습니다.
공문에 따르면 해당 도서들이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어긋난다고 밝혔습니다.
금지 도서 목록엔 '화학 실험실 안전' 등 여성이 쓴 책, 약 140권이 포함됐습니다.
탈레반 당국은 또 인권, 민주주의, 여성학 등 다양한 주제의 18개 과목이 샤리아에 위배 된다면서 이들 과목을 폐지하도록 대학에 지시했으며 200여 개의 다른 과목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탈레반은 2021년 아프간을 다시 점령한 뒤 여성이 중학교 이상 고등교육을 받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고 취업이나 남성 보호자 없는 외출을 막는 등 여성 인권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여성이 집 밖에서 얼굴은 물론 목소리를 노출하는 것도 금지하는 법을 발표했으며 지난해 말 여성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몇 안 되는 고등교육 과정인 조산사 교육과정을 폐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금지 도서 목록에는 여성 작가의 책뿐만 아니라 이란인이 썼거나 이란에서 출판된 책 310권도 포함됐습니다.
그동안 아프간은 이란으로 흐르는 강에 댐을 지어 수자원 공급을 제한했고, 이를 기화로 두 나라는 국경 지대에서 충돌을 빚는 등 대립해 왔습니다.
이란 정부는 올해 들어 180만 명 이상의 아프간 난민을 아프간으로 추방했습니다.
아프간도 지난달 서부 헤라트주 하리강에 파슈단 댐을 준공, 수백만 명이 거주하는 이란 제2의 도시 마슈하드가 물 공급 제한 가능성에 직면한 상탭니다.
한편, 지난 17일 탈레반 당국은 부도덕한 행위를 막겠다며 전국 34개 주 가운데 바글란, 칸다하르, 헬만드 등 10개 주에서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의 지시에 따른 조치로, 탈레반이 재집권 이후 인터넷 금지령을 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진=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