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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투기 3대, 에스토니아 영공침범…'긴급협의' 나토 4조 발동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탑재한 러시아군 미그-31 전투기(사진=EPA, 연합뉴스)
▲ 러시아의 미그-31 전투기 (자료사진)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영공을 무단 침범하는 사건이 19일(현지시간) 또 한 번 발생했습니다.

폴란드, 루마니아에 이어 이번엔 에스토니아로, 나토 동부전선 대비 태세를 시험하려는 의도적 행보라는 의심이 유럽 내에서 증폭하고 있습니다.

나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부(SHAPE)는 이날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오늘(19일) 오전 러시아의 미그(MiG)-31 전투기 3대가 에스토니아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특히 "(러시아) 정예 공군이 할 법한 종류의 행위가 아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의도적 침범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미국의 한 당국자도 폴리티코에 "러시아군은 같은 일대 영공을 수십년간 비행해왔다. 고의적인 게 아니었다고 보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나토는 이날 러시아 전투기 침범이 확인된 직후 '이스턴 센트리'(Eastern Sentry·동부전선 감시경계)에 따라 에스토니아에 배치된 이탈리아의 F-35 전투기가 긴급 발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신속 대응 항공기도 출격했습니다.

이스턴 센트리는 최근 러시아 드론의 폴란드 영공 침범에 대응하기 위해 동부전선 일대에서 나토가 12일부터 새롭게 개시한 감시 작적입니다.

에스토니아는 자체 전투기를 보유하지 않은 나토 회원국이기도 합니다.

이에 이스턴 센트리 개시 이전에도 나토 다른 회원국들이 발트해 공중초계 임무를 교대로 맡아왔습니다.

에스토니아는 이날 오후 나토 4조 발동을 요청했습니다.

나토는 내주 초 긴급 협의를 열 방침입니다.

나토 4조는 영토 보존, 정치적 독립 또는 안보를 위협받은 동맹국이 긴급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폴란드도 지난 10일 러시아 드론 침범 직후 4조를 발동한 바 있습니다.

1949년 나토 창립 이래 4조 발동 사례는 에스토니아까지 9번째가 됩니다.

에스토니아 외무부는 자국 주재 러시아 대리대사도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마르구스 차흐크나 외무장관은 "전투기 3대가 관여된 오늘 침범은 전례가 없는 뻔뻔스러운 행위"라면서 "갈수록 광범위해지는 러시아의 (나토) 국경 '간보기'(testing)와 증대된 공격성을 신속한 정치·경제적 압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럽 각국도 일제히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에스토니아 총리 출신인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극도로 위험한 도발"이라며 "푸틴은 서방의 결의를 시험하고 있다. 우리는 결코 나약함을 보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위협이 고조된다면 (러시아에 대한) 우리의 압박도 증대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날 19차 대(對)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발표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27개 회원국의 조속한 승인도 촉구했습니다.

이날 상황은 최근 러시아 군 항공기의 영공침범으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발생한 것입니다.

에스토니아와 함께 나토 동부전선 회원국인 폴란드는 지난 9∼10일 밤사이 자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산 드론에 대한 첫 직접 대응에 나섰습니다.

나흘 만인 14일에는 루마니아가 러시아 '게란' 드론이 자국 영공을 50분간 궤도 비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루마니아도 F-16 전투기를 급파해 드론을 감시했습니다.

유럽 각국은 러시아의 잇따른 영공 무단 침범이 고의적이며, 나토의 대비 태세를 시험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관련 주장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입니다.

러시아는 이날 에스토니아 상황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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