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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크 피살 뒤 '좌파 척결' 속도 내는 트럼프…신매카시즘 꿈틀?

커크 피살 뒤 '좌파 척결' 속도 내는 트럼프…신매카시즘 꿈틀?
▲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현지 시간 15일, 숨진 찰리 커크를 대신해 '찰리 커크 쇼'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가 피살당하고 닷새 지난 15일(현지시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커크가 생전에 했던 팟캐스트 '찰리 커크 쇼' 한 회차를 진행했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팟캐스트에서 "폭력을 선동하고 이에 관여하는 비정부기구(NGO) 네트워크를 추적할 것"이라며 좌파 단체들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검찰은 커크를 암살한 혐의를 받는 타일러 로빈슨의 범행 동기를 아직 조사 중이며, 단독 범행일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커크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좌파 세력 악마화를 막지 못했으며, 좌파 척결 움직임에 속도가 붙는 계기가 됐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습니다.

팟캐스트에 밴스 부통령과 함께 출연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한발 더 나아가 좌파 단체를 '방대한 국내 테러 세력'으로 규정하며 보복을 다짐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정부가 가진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이 네트워크(좌파 단체)를 식별해 교란하고 해체하고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밴스 부통령은 포드 재단, 헤지펀드 대부 조지 소로스의 오픈 소사이어티 재단을 지목하며 이 두 단체가 지나치게 관대한 세제 혜택을 받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6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를 민주당의 대변인이라고 비난하며 신문을 상대로 150억 달러(약 20조 9천억 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어 17일 미국 ABC방송은 간판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 방송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꾸준히 비판해 온 진행자 지미 키멀의 커크 사건 관련 발언이 문제가 됐습니다.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키멀의 발언을 문제 삼아 ABC의 방송 허가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커크 피살 이전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내 적대 세력으로 간주하는 집단을 위협하기 위해 국가 권력을 동원해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불만을 드러내 온 익숙한 표적도 많지만, 이러한 움직임을 통틀어서 보면 비판적 목소리를 억누르는 체계적인 시도로 볼 수 있다고 FT는 풀이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1950년대 미국에서 조지프 매카시 상원의원이 주도한 공산주의자 색출 운동 '매카시즘'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최근 커크 피살 사건으로 분노가 고조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수사와 위협은 더욱 선동적인 색채를 띠었고, 이는 잠재적인 반대 세력을 침묵시키려는 새로운 매카시즘이라는 인상을 강화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집권 2기 들어서는 비판 세력을 향한 공격이 단순한 선동을 넘어서, 대통령 의제에 반대하는 기반이 될 만한 기관을 체계적으로 겨냥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고 FT는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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