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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시네마뷰] 모델에서 종군기자로…"작은 영화지만 드넓은 연기" 영화 '얼굴'

[시네마뷰] 모델에서 종군기자로…"작은 영화지만 드넓은 연기" 영화 얼굴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편상욱 앵커
■ 대담 : 민용준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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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레드포드 타계 
민용준/ 영화평론가
"레드포드, 할리우드 스타이자 감독‥향년 89세로 타계”
"선댄스 영화제, ‘내일을 향해 쏴라’서 영감‥신예 발굴·지원"
"레드포드, 지구 보호·변화 위한 노력도‥프랑스 최고 훈장 수여"

● 리 밀러: 카메라를 든 여자
민용준/ 영화평론가
"케이트 윈슬렛, 리 밀러 삶에 이끌려 8년 연구 끝에 영화 제작"
"2차 세계대전을 겪고 목격한 여성의 시선을 담은 영화"
"시대상 뿐 아니라 역사에서 조명되지 않았던 이야기 담겨"

● 얼굴
민용준/ 영화평론가
"얼굴, 제작비 2억원으로 제작‥박정민 등 모든 배우 노개런티 출연"
"얼굴, 초저예산 제작으로 웰메이드 탄생‥작품성의 힘"
"박정민·권해효,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모 폭넓게 표현"


▷ 편상욱 / 앵커 :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 슈팅의 주인공인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레드포드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배우이자 감독 또 사회활동가로서 발자취를 남긴 그는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요. 한편 할리우드 대표 배우 케이트 윈슬렛이 제작자이자 주연을 맡은 영화 리 밀러 카메라를 든 여자가 오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미국 패션지 보그의 모델에서 종군기자가 된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작품인데요. 어떤 영화인지 기대가 됩니다. 민용준 영화평론가 모시고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일단 레드포드가 세상을 떠났군요. 정말 만인의 연인으로 불렸던 미남 배우인데 세월에는 장사 없네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그래서 저도 그 당일날 저녁에 이 소식을 들었는데 SNS 상에서 레드포드를 추모하는 글들이 굉장히 많이 올라와서 굉장히 흥미롭게 보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만인의 연인으로 불리는 아웃 오브아프리카라는 작품에서 메리 스트립의 머리를 감겨주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 장면을 정말 많은 분들이 회고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로맨틱한 배우로서 명성이 높았구나. 좀 느끼기도 했고요. 

▷ 편상욱 / 앵커 : 많은 분들이 알고 있습니다만 로버트 트레드포드 배우로서도 훌륭한 배우입니다만 감독이자 제작자로서도 훌륭하지 않았습니까.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그렇죠. 일단은 뭐 배우로서 보자면 일찍이 '내일을 향해 쏴라'라는 작품도 있고 '스팅' 같은 작품으로 굉장히 좀 명성이 높았죠. 특히나 '스팅' 같은 경우는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로에 오르면서 굉장히 배우로서 일찍이 어떤 명성을 자랑하게 됐는데 또 아이러니하 하게도 굉장히 좀 배우로서 수상 에 대한 인연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에도 '추억'이나 '아웃 오브 아프리카'나 '업 클로즈 앤 퍼스널' 같은 작품도 있지만 그리고 또 동시에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이라는 그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조명한 그런 영화들이 있었죠. 그래서 그런 작품들을 통해서 사회성이 있는 작품들도 굉장히 좀 다방면에 출연을 했는데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감독으로서 명성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첫 데뷔작인 '보통 사람들'이라는 작품이 있거든요. 이 작품이 1980년 작인데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그 배우로서는 수상에 대한 인연이 없는데 막상 감독이 돼서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감독상과 작품상이라는 굵직한 주요 부문상을 수상을 하면서 굉장히 감독으로서 영예를 쌓아갔고요 그리고 우리에게 굉장히 유명한 영화죠. 한때 카페에 가면 이 포스터가 정말 많이 걸려 있었거든요. 그 브래드 피트가 나오는 '흐르는 강물처럼' 이 작품도 감독을 연출했고요. 

▷ 편상욱 / 앵커 : 아주 서정적이고 심지어 낚시 붐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그래서 약간 굉장히 이 영화가 한때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이는 포스터 영화로도 유명했는데 그 외에도 95년도에 연출한 '퀴즈쇼'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거는 우리가 아는 방송국의 퀴즈쇼가 사회적으로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고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 약간 뭔가 사회적인 어떤 모티브가 되는 풍자라는 작품인데 이 작품으로 다시 한 번 오스카 감독관과 작품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고요. 굉장히 좀 대단한 어떤 영화적인 영화인으로서 굉장히 굵직한 족적을 남긴 감독이기도 하죠. 

▷ 편상욱 / 앵커 : '흐르는 강물'처럼 그 당시에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던 신인 배우 브래드 피트를 오늘날의 반석에 올려놓은 선구안이 있었던 감독이었지 않습니까.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그렇죠. 그 이후에 또 그리고 브레드 피트와 함께 '스파이 게임'이라는 작품에서 약간 CIA 중앙정보부 요원으로 같이 출연하기도 하는데 사실 어떻게 보면 로버트 레드포드가 미국을 대표하는 미남 배우로 명성이 자자하잖아요. 

▷ 편상욱 / 앵커 : 뭐 잘생기기는 했잖아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정말 그런데 그 대를 잇는 포스트 배우가 이제 브래드 피트라는 얘기가 있었죠. 그래서 두 배우도 같은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고 어떻게 보면 자신의 어떤 후계자를 그 작품을 통해서 약간 지정한 게 아닌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굉장히 화제가 됐었죠. 

▷ 편상욱 / 앵커 : 그렇죠.  선댄스 영화제 많은 분들이 아십니다만 이거를 로버트 레드포드가 창립을 해서 본인이 계속 운영해 온 거잖아요. 선댄스 영화제 독립영화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영화제지 않습니까.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맞습니다. 사실은 한국 영화도 약간의 인연이 있는데요. 예전에 2009년도에 '워낭소리'가 최초로 이 선댄스 영화제의 다큐멘터리 부분에 이제 경쟁 부문 후보작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제주도 4.3 사건을 다룬 '지슬'이라는 그런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이 심지어 심사위원 대상을 받기도 했거든요. 

▷ 편상욱 / 앵커 : 지슬. 감자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죠.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그렇습니다. 그런데 결국 선댄스 영화제 같은 경우는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내일을 향해' 쏴라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로버트 레드포드가 맡았던 캐릭터가 바로 선댄스 키드라는 캐릭터거든요. 이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아서 선댄스 협회라는 걸 차립니다. 그런데 왜냐하면 이 영화가 굉장히 저예산의 독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호평을 많이 받았고 대흥행을 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건 이 영화가 소위 말하는 아메리카 뉴시네마라 고 불리는 장르로 꼽히는데 아메리칸 뉴시네마가 뭐냐 하면 기존의 영화들이 너무 낭만적이고 상업성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이 영화는 어떤 사회적인 분위기의 리얼리즘을 반영해서 굉장히 시사적이고 풍자적인 어떤 분위기를 반영한 그런 영화다라고 이야기를 하는 새로운 기구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를 토대로 독립 영화를 새롭게 발굴하고 지원하자는 움직임을 꺼내서 이 선댄스 협회에서 새로 발족한 영화제가 바로 선댄스 영화제입니다. 1978년에 처음 생겼고요. 코엔 형제라든가 쿠엔틴 타란티노라든가 스티븐 호더버그라든가 토데인지 같은 지금의 독립 영화를 이끄는 거장들을 다 이 영화에서 대부분 발굴했다고 평을  받고 있습니다. 

▷ 편상욱 / 앵커 : 레드포드 스크린 밖에서도 존경받지 않았습니까. 특히 환경운동가로서의 업적이 뛰어났어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맞습니다. 특히나 생태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걸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나 한국과도 약간의 묘한 인연이 있습니다. 2012년쯤에 에 제주도에서 강정 해군기지 건설 때문에 굉장히 많은 사회적 파장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때 로버트 레드포드가 한 환경 잡지에 글을 기고 했어요. 어떤 내용이냐 군비 경쟁이 어떻게 한국의 낙원을 위협하는가라는 식의 환경운동가로서의 글을 싣기도 했거든요. 이만큼 굉장히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지대했던 감독이기도 하고 한 사람으로서의 그 역할을 보여준 부분도 있는데 재미있는 건 결국 30여 년간 천연 자원 보호위원회 이사로도 활동을 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국제적인 환경보호 운동과 평화 운동에 이제 굉장히 많은 참여를 했는데 거기에 좀 걸맞은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2010년도에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기도 했는데. 

▷ 편상욱 / 앵커 : 프랑스 최고의 훈장이죠.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그렇죠. 그만큼 뭔가 단순히 미국 배우 미국인의 어떤 영역을 넘어서 전 세계적인 영향을 미치는 명사로서 굉장히 많은 기여를 했던 그런 한 사람으로도 영예가 드높은 사람인 거죠. 

▷ 편상욱 / 앵커 : 로버트 레드포드 이렇게 세상을 떠나면서 각계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는 거죠.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사실 어떻게 보면 영화계에서 굉장히 큰 인물이 이제 사후에 어떤 인물로 지금 평가를 받는 거잖아요. 그래서 디카프리오라든가 아니면 생전에 같이 역할을 맡았던 메리스트립도 있고요. 그리고 제인 폰다도 있고 굉장히 할리우드의 영화 배우들이 많은 어떤 추모글을 남기고 있는데 그 외에도 굉장히 많은 정치인들도 이렇게 또 추모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도 있고요. 그런데 아이러니한 건 도널드 트럼프거든요.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에 영국에 국빈 자격으로 방문했잖아요. 그것을 기자분들이 물어본 거예요. 이렇게 또 레드포드가 죽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했는데 나는 그가 위대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평을 한 거예요. 그런데 이게 아이러니한 건 로버트 레드포드가 생전에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비판을 정말 많이 했거든요. 심지어 2020년에 미국 대선 당시에는 바이든을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하면서 도널 드 트럼프는 독재 정권을 강화할  것이다. 그는 독재자가 될 것이라고 아주 대놓고 일침을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기자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로버트 레드포드를 저평가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트럼프가 의외로 글을 굉장히 높게 이렇게 좀 평가하는 걸 보고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던 거죠. 그만큼 어떻게 보면 좀 대단한 인물이 아니었나. 

▷ 편상욱 / 앵커 : 트럼프 대통령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배우였겠죠. 알겠습니다. 레드포드 소식에 이어서 이번에는 할리우드 대표 배우 케이트 윈슬렛의 새 영화 좀 짚어보죠. '리 밀러: 카메라를 든 여자' 어떤 작품입니까?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말 그대로 카메라를 든 여자라는 제목 자체가 이 사람이 사진을 찍었구나를 예시할 수 있는데 사실 이분은 굉장히 흥미로운 경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제 패션지 모델로 활동을 했고 당시에 예를 들면 파블로 피카소라든가 아니면 만네이라는 당대 사진가의 뮤즈 역할을 했던 그런 배우그런 모델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분이 이제 사진에도 굉장히 취향이 있기 때문에 사진가로 활동을 했고 그래서 이제 패션지에 이 사진이 실리는 그런 감각적인 사진을 잘 찍는 것으로도 유명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문제는 2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당시 프랑스에서 활동 하다가 영국으로 넘어가 있는 상황인데 영국 보그에서 그 전쟁 상황을 취재하는 특파원을 이제 전쟁터로 보낸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 여성 종군 기자로서 참여를 했고요. 그 당시 미국에서 인정하는 4명의 여성 종군 기자 중에 한 명으로 활동을 했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그 현지에서 촬영한 어떤 전쟁의 참혹한 시선을 여성의 시선으로 많이 발굴해낸 살아있는 어떤 증인으로 꼽히기도 했고요. 그리고 결국 이 리 밀러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뭔가 제작을 하는 과정도 있었겠지만 이렇게 케이트 윈슬릿이라는 배우가 영화로 제작하고자 이렇게 나선 겁니다. 

▷ 편상욱 / 앵커 : 일단 이 모델에서 종군 기자가 됐다. 참 굉장히 특이한 경로인데 이 사람이 지금 활동했던 배경 실존 인물이 활동했던 배경이 지금 2차 대전 때 아니겠습니까.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맞습니다. 

▷ 편상욱 / 앵커 : 그때는 사실상 남녀 차별도 상당했을 텐데 이게 이 영화가 지금 성차별 문제만 다룬 것도 아니라고 그래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어떻게 보면 좀 그런 문제가 아주 깊숙이 관여를 하고 있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리 밀러가 어떤 사람인가를 좀 발견을 할 수 있는 영화들을 제시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이 영화를 제작하고자  마음먹은 사람이 바로 케이트 윈슬렛이죠. 케이트 윈슬렛이라고 하면 7차례나 오스카 주연 부부 배우 부분에 후보로 오르기도 했고 심지어 한 차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대배우이기도 합니다. 

▷ 편상욱 / 앵커 : 우리한테는 뭐 타이타닉의 인상이 굉장히 강하죠.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그렇죠. 그래서 재미있는 게 타이타닉 당시에 디카프리오가 같이 이제 주연을 맡았잖아요. 그래서 이 '리 밀러' 영화가 개봉할 때 프리미엄 현장에서 디카프리오가 나와서 축하를 직접 읽기도 했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이 엘렌크라라는 감독이거든요. 이 감독은 원래 굉장히 유명한 여성  촬영 감독입니다. 그래서 마틴 스콜세지 그리고 동시에 스파이크리 같은 거장과 함께 작업했던 굉장히 동시대 희귀한 여성 촬영 감독인데 이 촬영 감독이 예전에 '이터널 선샤인'이라는 유명한 영화에서 이제 케이트 윈슬렛과 같이 작업했던 경험이 있는 겁니다. 두 사람 사이가 굉장히 막역해졌나 봐요 . 그런데 우연히 이제 서점에서 리밀러에 관련된 서적을 찾고 이 사람에 대해서 조명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서 케이트 윈슬렛에게 이 사람을 이제 소개를 해줬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케이트 윈슬렛 이 사람에 대한 연구를 하고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라고 실제로 좀 다짐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 편상욱 / 앵커 :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 하나만 꼽자면 뭘까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일단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여성성에 관해서 조명한 영화인 건 맞는데요. 단순히 이 리 밀러라는 인물을 대상으로 그냥 어떤 시대성을 반추하는 것도 있지만 이 리밀러라는 인물이 과연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이 사람이 무엇을 봤는가라는 얘기를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 굉장히 주로 묘사하는 게 이 리 밀러가 종군 기자로서 2차 세계대전을 직접 목격하고 그걸 사진으로 기록에 남기는 과정을 굉장히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이런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다. 이런 얘기가 있죠. 결국에는 2차 세계대전을 실제로 목격하고 그걸 기록한 여성이 있었고  그가 그 전쟁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겁니다. 그래서 전쟁의 피해자로서만 묘화되는 여성 상이 아니라 결국 그 상황을 직접 목격하고 그 시선으로 보존해서 세상에서 굉장히 그 모습을 알려준 이런 여성이 있었다는 걸 보여준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역사에서 잘 조명되지 않았던 인물을 이 영화를 통해서 생생하게 다시 한 번 다가갈 수 있는 그런 기록을 영화적으로 남겼다는 점에서 같이 한번 목격해 보면 좋지 않을까 권하고 싶습니다. 

▷ 편상욱 / 앵커 : 상당히 기대가 되는군요.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영화 '얼굴'입니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면서 화제가 되고 있고요. 배우 박정민 씨의 열연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 나누기 전에 영상으로 먼저 보시겠습니다.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예고편에 나온 것처럼 시각장애인이지만 정각을 굉장히 잘 파는 장인에 대한 아버지를 두고 있는 아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아들에게는 아버지가 있지만 어머니가 없어요. 왜냐하면 어머니가 일찍이 자신과 가정을 버리고 도망갔다고 이제 아버지에게 들었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어느 날 연락이 온 거예요. 어머니의 유골이 발견됐다 백골이 발견됐다는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도 어머니의 얼굴이 없는 거죠. 백골이니까. 그런데 거기서 이게 어떻게 우리 어머니냐라고 추정했더니 거기에 주민등록증이 있는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도 얼굴이 지워져 있는 거예요. 너무 오래된 훼손이 돼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 장례식장에서도 그 사진에 얼굴이 없는 사진을 가지고 장례식을 하게 된 겁니다. 

▷ 편상욱 / 앵커 : 영정 사진 없이.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그러다 보니까 우리 어머니는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고 거기에 갑자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통해서 그 단서를 찾아가게 되는데 그 끝에서 정말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 편상욱 / 앵커 : 그런데 끝까지 박정민 씨 엄마의 얼굴이 안 나온다면서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딱 마지막에 사진으로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에 다다라야지만 그 얼굴을 보게 되는 영화이거든요. 

▷ 편상욱 / 앵커 : 그런데 또 한 가지 화제가 된 게 바로 제작비라고 그럽니다. 대부분 영화 한 편 제작하는 데 100억 원 이상 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영화는 단돈 2억 원 갖고 만들었다고요? 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사실은 웬만한 독립 영화도 요즘에 2억 원 정도로는 영화 만들기 어렵거든요. 그런 데 사실은 영상 감독이라고 하면 부산행 같은 작품도 있고 굉장히 100억 대 이상의 대작들을 만드는 감독이잖아요. 그런데 이 감독이 왜 이 얼굴로 이렇게 만들었을까 사실은 이 작품은 2018년도에 출간된 그래픽 노블 원작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그래픽 노블 만화 원작이 바로 연상호 감독이 직접 그린 작품이고요. 그리고 이 작품을 왜 만들었느냐 하면 이제 과거에 사이비라는 사실 애니메이션을 연상호 감독이 직접 만든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정평이 높았거든요. 그런데 '대지의 왕'이나 '사이비' 같은 작품을 만들면서 계속 불안에 시달렸다고 그래요. 뭐냐하면 내가 계속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그러다 보니까 이제 그다음에 부산행이라는 영화로 어쩌다가 실사 영화를 만들고 굉장히 대박이 났죠. 소위 말하는 그런데 그 이후에도 계속 불안에 시달리다 보니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를 한번 표현해 봐야 겠다고 만화를 그린 겁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만들었고 이 작품을 출간할 때쯤 염력이라는 영화를 만들기 직전이었는데 그때 박정민 씨가 그 영화에 출연했거든요. 그래서 그 작품에 대해서 알려주고  동시에 결국에는 나중에 책을 선물했다고 그래요. 그런데 박정민 배우는 최근에 그 출판사를 차리기도 하고 책에 관심이 높은 배우잖아요. 그런 이 작품을 읽어보니까 굉장히 재미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이 작품에 노게런티로 출연을 결정했고요. 모든 배우가 개런티를 받지 않고 출연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도 있고 대신에 러닝 개런티로 계약을 했다고 합니다. 

▷ 편상욱 / 앵커 : 영화 흥행이 되면 거기에 따라서 보수를 받게 되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맞습니다. 그리고 스태프가 20명밖에 안 돼요. 그리고 최대한 3주 만에 13회 차 촬영으로 마쳤기 때문에 최대한 미니멀하게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거죠. 

▷ 편상욱 / 앵커 : 그렇다면 이 작품이 한국 영화산업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는 건가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그건 약간 좀 두고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왜냐하면 사실 많은 사람들이 2억으로도 영화를 이렇게 만들 수 있지 않느냐라고 감탄을 하는데 반대로 말하면 2억으로 영화를 계속 만들어도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이게 생각해보면 우리가 만약에 가게에 어떤 고용이 된다고 했을 때 이 가게가 잘 되면 월급을 주겠습니다라고 하면 좀 이상하잖아요. 

▷ 편상욱 / 앵커 : 그렇죠.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그러니까 말이 안 되는 거죠. 간단히 말하면 이 작품의 가치를 인정한 배우가 있고 스태프진을 아주 최소로 꾸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이게 보통의 영화를 이렇게 늘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걸 약간 어불성설이 있어요. 그래서 이 작품의 사례를 굉장히 진귀하게 볼 필요가 있고요 다만 작품을 만들었을 때는 영상으로 하는 창작자에 대한 존중이 있는 배우들과 이 사람들이 이렇게 잘 웰메이드를 만들 수 있는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 것에 대해서 좀 한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저는 한번 주장하고 싶습니다. 

▷ 편상욱 / 앵커 : 알겠습니다. 박정민 배우가 이번에 1인 2역에 도전한다고 그래요. 권해효 배우하고 부자지간 역할을 하는데 평론가님 보시기에는 두 분의 연기 호흡 어떻던가요? 

▶ 민용준 / 영화평론가 : 이 영화가 제목이 얼굴이잖아요. 그런데 얼굴이 정말 중요한 영화라고 생각이 드는 게 이 두 배우가 만들어내는 얼굴의 스펙터클이 대단하거든요. 그래서 얼굴을 끝까지 보여주지 않는 미스터리가 이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어떤 동력이 된다면 그 과정에서는 이 두 배우가 보여주는 얼굴이 계속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얼굴로 미스터리를 만들고 얼굴로 스펙터클을 넓히는 영화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일단 박정민 배우 같은 경우는 아버지의 어린 시절 역할을 했거든요. 젊은 시절 그렇기 때문에 1인 2역을 맡고 심지어 시각장애인과 그냥 눈이 보이는 일반인 연기를 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 두 캐릭터 사이에 그 대비감이 굉장하거든요. 그리고 마치 이 한 배우의 두 개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재미가 있고요. 그리고 사실은 권해효 씨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시각장애인인 정각 장애인을 연기하지만 동시에 그 내면에 어둠이 있거든요. 그래서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른 속의 내면을 보는 또 이중성을 보게 됩니다. 그 두 배우가 굉장히 어떤 두 가지 면모를 잘 보여주는 역할이기 때문에 작은 영화지만 정말 드넓은 어떤 연기에 파고를 본 그런 재미가 있습니다. 

▷ 편상욱 / 앵커 : 그런 점에 집중해서 보면 영화가 더 재미있겠군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민용준 평론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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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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