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체제였던 비만 치료 주사제 시장에 대항마로 불리는 마운자로가 출시된 지 3주가 조금 넘었습니다. 제가 볼 때는 광풍까지는 아니어도 열풍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화요일에 제가 단독 보도한 게 하나 있습니다. 도대체 마운자로가 얼마나 처방이 되고 있느냐 이걸 엿볼 수 있는, 어찌 보면 모두가 다 궁금했을 자료인데요. 출시 12일 만에 이 마운자로가, DUR이라고 부르는 의약품 안전 사용 서비스 처방 점검 건수가 1만 8,500여 건이나 됐습니다. 위고비가 출시 첫 달에 1만 1천여 건 처방 됐었는데 이걸 훌쩍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그것도 12일 만에요. 물론 위고비가 여전히 시장 점유율이 높지만 출시 한 달이 안 된 마운자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그만큼 뜨거웠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마운자로가 출시된 지 일주일이 조금 지났을 때 제가 현장 취재를 진행했었습니다. 한 곳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처방전을 바로 내줬고요. 다른 한 병원에서는 정상 체중인 사람이 억지로 쥐어짜서 살을 빼면 근 손실이 심해지고 몸을 해친다면서 처방을 거절했습니다.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비만 치료 주사제는 BMI가 30이 넘거나 아니면 27 이상이면서 고혈압 또는 제2형 당뇨병이 하나 이상 있을 때 처방을 하도록 그렇게 정해 놨습니다. 물론 이 기준을 안 지키면 의사를 처벌한다, 이런 강제성은 없고요. 또 이게 비급여다 보니까 전액 환자 부담이고 정부 입장에서는 얼마나 처방되는지조차 제대로 알 수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 보도가 나간 지 2주가 조금 지났기 때문에 'AFTER 8NEWS' 녹화를 앞두고 다시 한번 병원들을 돌아보거나 약국에 전화를 걸어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좀 살펴봤습니다. 일단 달라지지 않은 건 인기가 여전하다는 겁니다. 특히 이 마운자로 시장 용량인 2.5mg이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좀 달리는 상황으로 보였습니다. 어떤 약국에서는 "전국 다 품절이다, 물량이 너무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또 종로 약국 일부에 전화를 걸어보니까 여전히 이게 있으니까 "오시면 된다" 이렇게 안내를 하더라고요. 좀 달라진 건 BMI를 확인하는 분위기가 어느 정도 생겼다는 겁니다. 초반에 막 처방이 시작됐을 때는 대충 거짓말로 대충 적어내도 처방전이 나오고 이 주사제를 쉽게 살 수가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체중과 신장을 측정하는 기계에 올라가게 하고 또 혈압을 측정하고 이런 절차를 거쳐서 처방전을 내줬습니다. 이런 병원이 느는 게 바람직한 거겠죠.
그럼 다들 이거 많이 궁금하실 겁니다. 위고비가 낫냐, 마운자로가 낫냐, 이건데요. 임상 시험을 통해서 알려진 체중 감량 효과가 위고비보다 마운자로가 더 큽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한 달에 몇십만 원씩 내야 되는데 이왕이면 살을 더 잘 빼줄 것만 같은 쪽을 선택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걸 겁니다. 또 위고비는 비만 치료제로만 허가를 받았지만, 마운자로는 비만과 당뇨 그리고 폐쇄성 무호흡증 이렇게 세 가지 효능 효과를 허가 받았습니다. 실제로 처방하는 의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당뇨가 있는 환자들이 마운자로를 기다렸다가 맞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또 후발 주자인 마운자로가 위고비보다 초기 용량의 경우에 가격을 낮게 설정한 것도 위고비 독주 체제를 막아서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주사 형태의 비만 치료제를 어떻게 또 얼마나 쓸 거냐는 겁니다. 많은 분들이 위고비나 마운자로를 몇 달 맞아서 몸무게 좀 쫙 줄인 다음에 끊고 운동하고 소식하고 살아야겠다, 이렇게 생각들을 하실 텐데 둘 다 끊으면 체중이 증가합니다. 아, 이제 살을 충분히 뺐다 싶어서 주사를 중단하잖아요. 그러면 끊은 지 1년 정도가 되면 약 80% 정도가 다시 복구가 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하는 건 체중이 줄어들 때는 근육 지방 수분이 모두 빠지지만 체중이 다시 증가할 때는 주로 지방이 늘어난다는 겁니다. 이걸 계속 반복하면 근육은 줄고 지방만 쌓이는 악순환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게 바로 큰 함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위장 질환 급성 췌장염 같은 부작용을 인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요. 부작용 없이 무조건 살을 잘 빼주고 이 약을 끊은 이후에도 유지를 잘 시켜주는 기적의 비만 치료제는 안타깝게도 아직 없습니다.
(취재 : 최고운 / 구성 : 박서경 / 영상편집 : 소지혜 / 디자인 : 육도현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AFTER 8NEWS] 위고비 누른 마운자로 '열풍'…'기적인가?' 자칫하면 '악순환'
입력 2025.09.18 17:49
수정 2025.09.18 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