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주민들 9월 말까지 조심하세요"...무서운 건 '싱크홀'이 다가 아니다?
한국이 고도 성장기 때 깔아놨던 인프라들이 노후화되고 있는 거죠. 요즘 지방 갈 때마다 느끼는 게 터널 함부로 뚫으면 안 된다. 고속도로 새로 놓는데 유지 비용이 어마어마할 거다. 그런 것들이 이미 보이고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싱크홀은 앞으로도 계속 날 거고요.
맨홀 문제도 있는데 침수 문제들, 얼마 전에도 서울 서북부, 경기 서북부가 심각했죠. 고양 일산 사는데 교통망이 물에 잠겨버려서 고립된 적이 있습니다. GTX만 살아 있어서 탈출한 적이 있는데, 태풍이 많이 올 거예요. 예년에 겪었던 태풍보다 더 심할 겁니다.
기상 이변은 상수고 더 심해질 거기 때문에 걸으실 때 조금이라도 저지대를 걷는다. 길을 가는데 양쪽에 언덕배기가 있고 언덕에 집이 있는 구조는 예전 개념으로 따지면 계곡인 겁니다. 비가 조금 내리면 물이 모여요.
평소에도 중요한 습관인데 맨홀을 밟지 말고 돌아 가십시오. 사람들이 맨홀을 너무 쉽게 생각해요. 잘 돼 있겠거니. 한국이 한동안 철제로 하다가 멋 낸다고 빨간색, 흰색 노란색 맨홀을 많이 만들었거든요. 가벼워서 쉽게 뒤집어집니다. 빨려 들어가면 못 찾아요. 이번 여름에도 사고가 있었습니다. 선진국에서도 찾을 수 없는 거기 때문에.
그리고 물이 발목 이상 오면 탈출한다. 억지로 차로 밀고 얼른 갈 수 있겠지 생각하지 마시고 차 돌려야 됩니다. 9월 말까지는 조심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계곡 위에 '그냥 조성한' 강남...좀 더 위험한 지점들은?
Q. 그런 피해들이 강남에도 많이 있다고.
강남이 특히 언덕과 계곡 지형으로 이루어진 지역이고, 강남 개발을 했던 분들이 가장 후회하는 게 시간이 조금만 있었으면 언덕을 평평하게 깎아내는 건데 못했기 때문에 구불구불한 지형 형태로 그냥 건물만 얹어놓은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결국 지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건설비 아낀다고 계곡에 지하철 깔고 도로 깔았으니 자연스럽게 물에 잠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싱크홀과 다른 문제로 연약지반 문제가 있는 거고 물이 모이는 지형이 있는 거죠. 여름이면 조심하셔야 된다.
Q. 강남 지역에서도 특히 주의해야 되는 지역이 있는 건가요?
송파구의 북부 지역, 잠실 지구는 워낙 모래밭이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조심할 필요가 있고요. 서초구와 강남구는 한 동이라고 해도 꾸불꾸불합니다. 청담동도 매립한 청담동이 있고 언덕 청담동이 있어요. 세부적으로 보시고 주의하실 필요가 있죠. 지도 애플리케이션 보면 색깔 칠해져 있는 거 보실 텐데, 위성사진 모드가 있고 지형도 모드가 있어요.
Q. 높이에 따라 색깔이 다른?
달라요. 그걸 보면 안 가도 대충 짐작이 됩니다. 강남 사거리는 낮은 지대고 역삼역은 높은 지대예요. 전 국기원쯤에 일이 있다면 강남에 안 내리고 역삼에 내립니다. 그럼 내리막길이거든요. 강남부터는 오르막길이에요. 지형을 알고 있으면 걸을 때도 힘을 덜 쓸 수 있고, 여름에는 조심할 수 있다. 웬만하면 저는 신논현-강남 사거리는 안 갑니다. 여름에는 좀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Q. 어렸을 때도 강남 3구에 거주하셨었잖아요.
거의 30년 살았죠.
Q. 거주하실 때 어떠셨나요? 당시에는 거주하기 적합했다고 느꼈는지?
여름마다 물난리를 겪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지금도 고층 아파트를 싫어하는 게, 서초구 잠원동 살 때 물이 넘쳤는데 전기와 물이 끊기더라고요. 그래서 급수차가 와서 물을 주는데 12층에 살고 있었거든요. 물통 가지고 12층부터 걸어 내려와서 물 받고 올라왔던 기억이 있어서. 요즘도 한 번씩 엘리베이터 끊긴다는 얘기 듣잖아요. 40층 사는 분들. 요즘에는 그래도 비상 자가발전이 있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기 때문에 가급적 저는 위층은 피하는 경향이 생겼죠.
안 위험한 지역이 몇 군데 있는데, 언덕배기들. 그런 데들은 지금도 부촌으로 남아 있죠. 예를 들어 경기고등학교·봉은사 쪽 언덕배기들은 사람들이 아파트로 안 가요. 70년대 지은 넓은 단독주택에 그대로 살고 있는 데들도 있는 거죠.
"강남 중심은 '압구정'? 과거의 감각이죠. 지금 부가 흘러가고 있는 곳은..."
부촌도 늘 움직이는 거다. 원래 구반포가 부촌이었다가 압구정 갔다가 반포자이로 오는 것처럼 흐름이 쉽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관측하면 과거의 선입견에 묶이지 않고 다음 부의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강남 중심은 압구정이나 청담 아니냐? 그건 오래된 감각인 거고 제 관측으로는 부가 지금 스스로 움직이고 있거든요. 전국구 교통망을 가진 서초구 북부의 강남 터미널 주변, 이른바 반포 재건축, 그런 거죠.
강남 사람들이 강남으로 안 치던 수서-코엑스-영동대로 복합개발라인은 전국이 몰릴 거기 때문에, 그리고 송파구 북부 잠실지구 광역환승센터가 지금 전국 터미널 기능을 하고 있어요. 이런 쪽으로 전국의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아마 이쪽으로 부가 이동하지 않을까. 예전 생각만 하면서 '부촌은 거기지' 하면 다음 기회를 못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강남 위상에 쐐기 박은 건 '1가구 1주택 정책'"
Q. 6.27 대책 이후 거래 자체가 잠잠해졌다고는 하지만 강남 가격은 어디도 뛰어넘을 수 없는 시점이 된 이후로 지나버린 것 같아요.
강남을 누르려고 할수록 입소문이 퍼져서 '저기 뭔가 있나 보다'라는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시작을 찍었다고 보는데, 이른바 불법 분양 문제였잖아요. (1978년 '압구정현대 특혜분양 사건') 그때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장사가 안 돼서 아는 사람들 준 게 너무 히트쳐버렸다는 거지만 아무튼, 정치적으로 나쁜 게 터졌는데 사람들은 오히려 '저기 뭔가 있나 보다'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 소문에 의한 땅값의 공고화가 시작된 게 압구정 현대에서 강남으로 이어지고 있고, 강남을 때리면 때릴수록 '저기 뭔가 있으니까 저렇구나' 알게 되는 거죠.
특히 지지난 정권 1가구 1주택 정책이 강남 공고화에 쐐기를 박았다고 봅니다. 한 채밖에 못 가지니까. 그리고 세종 만들 때와 혁신도시 1차 공공기관 이전 때 돈이 전국에 풀렸었는데 이 돈이 전부 다 강남으로 몰린 거죠. 이 두 가지가 결합돼서 저는 강남이 한국의 1급으로 공고화 됐고 이미 물살이 가버렸기 때문에 틀 수는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강남 집값뿐 아니라 서울의 전체적인 집값이 달아오르니까 아파트 한강 벨트 쪽의 집값을 잡아보자는 취지로 6.27 대책이 시작된 걸로 알고 있는데.
오히려 비난을 받았죠. 어차피 강남 '찐부자'들은 대출 안 받고 사거든요. 오히려 사다리를 걷어차 버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지난 정권 때 어느 청와대 분이 그랬어요. '내가 강남 살아봐서 아는데 별로 안 좋다', 근데 안 나오시더라고요.
지금 이 대책을 사람들은 어떻게 이해하냐면, '자기들이 이른바 '계층 갈아타기'를 완성했고, 대출을 통해서만 올 수 있는 사람들을 막겠다는 게 아니냐'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개념이 한국인의 신화가 됐기 때문에.
경제는 심리잖아요. 여기 가야 살아남는다는 심리가 생겨버려서, 이미 1차 공공기관 이전과 혁신 세종 건설 때 드러난 얘기들입니다. 이것을 특정한 국가 정책에 의해서 바꾼다는 자체가, 한국이 개발도상국 시절에 공무원들이 가지고 있던 마인드가 아닌가. 한국은 이미 고도 성숙한 자본주의 국가거든요. 시민들의 자본주의적 열망을 정책으로, 정부의 똑똑한 한두 사람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보지 않습니다.
'평당 2억 원' 나온 반포...어디로 향할까? "정책을 내놓는 자들이 강남에 살고 있죠"
Q. 반포동이 평당 2억까지 기록하면서 뉴스까지 나왔었는데 반포, 압구정 이런 지역이 특히 더 과열되는 이유?
압구정은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사건 이후로 부자들이 산다는 게 드러나버리면서 네임 밸류가 생긴 거고 사람들이 질문 많이 하는 게 '반포가 언제부터 이렇게 치고 나왔냐'라는 질문인데, 사실 그건 강남의 개발사를 보면 질문이 잘못된 겁니다.
반포가 원래 최초의 부촌이었어요. 구반포 주공이. 그리고 삼성동 차관 아파트 유명하죠. 근데 최초의 차관 아파트도 구반포 주공 아파트예요. 저는 어떻게 얘기하냐면, 최초의 부촌이었던 구반포 주공과 신반포 주공 쪽이 명성을 되찾고 있는 과정이다.
초기에 영등포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개발한 건데,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구반포도 거기서 멈춰버린 거죠. 또 서초구는 주공이 만들었고 압구정 현대는 민간이 만들었던 차이도 있고, 은마도 보철 한보 비리 문제와 연결되다 보니까, 그렇게 1극의 위상을 차지했던 압구정이나 강남구가 재건축 트러블이 많아서 기회를 놓쳤죠. 그 틈에 송파구와 반포가 다시 되찾고 있다. 그러니까 잠실은 오르는 중이고 반포는 되찾는 중이고.
최근 도쿄 부동산을 보면 중국인 투자가 많다고 좀 시끄럽거든요. 그것 때문에 정권이 흔들릴 정도인데 중국인 입장은 '도쿄 싸다. 지금 사둔다'. 한국은 지금 도쿄보다 싸잖아요. 서울이 국제적인 도시인 걸 감안했을 때 저는 아직 시작이라고 봅니다.
Q. 사회초년생이나 시작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파트 가격 자체가 너무 많이 올라서.
모든 사람이 강남에서 시작해야 되느냐. 저도 지금 경기도 일산 살고 있습니다. 여기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버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게 아닌가. 오히려 대책을 때리는 당사자들이 강남에 살고 있어요. 그러니까 법을 만드는 사람이 법을 어기는 느낌을 받거든요. 이런 것부터 좀 해소해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강남조차 과거의 '재건축 시장'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강남 지역의 테마는 그건 것 같아요. 예전에는 아파트 지구에 만든 단지 하나씩을 그냥 재건축하는 식으로 1군 브랜드로 올리면 수익이 나오는 방식이었는데, 그게 막혀가는 느낌입니다. 건설비도 오르다 보니까 두세 개 묶어서 통합 재건축을 하지 않으면 강남도 재건축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아닌가.
예전에 강남 지역만 재건축이 가능하고 앞으로 나머지 지역은 재건축을 통한 이익이 안 날 것이라는 얘기를 했는데, 요 몇 년 사이 분위기는 강남조차도 대규모로 묶지 않으면 개별 단지로는 이익이 안 나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 그만큼 건설 토목 쪽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강남조차도 재건축 시장이 상당히 성격이 바뀔 것 같아요.
Q. 아파트가 적어서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고 하니까 공급이 많아져야 된다면, 원래 있던 땅을 뒤집어엎는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
재건축을 통해서 큰 이익을 얻겠다는 생각을 버리면 어느 정도 가능할 텐데, 여전히 재건축을 추진하는 분들, 조합원이라고 하는데 주민이 아니라 사실 외지 투자자들이죠. 이들은 여전히 재건축을 들어가서 큰 수익을 내겠다는 꿈을 못 버리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교훈을 좀 더 배우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자꾸 신도시를 외곽에 만드는 것보다는 도심 재개발·재건축이 더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그래야 도시가 살아남는 건데, 그 전제는 일확천금에 대한 꿈을 버리는 게 좋을 것 같다.
'강남 8학군'은 저물고 있다
Q. 강남을 선호하는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학군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이 좋은 교육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좋은 대학을 좋아하는 거거든요. 신분 상승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열심히 보냈던 건데, 전제는 계층 상승이 가능하다는 희망이거든요.
근데 모든 자본주의 국가가 그렇지만 점점 그게 닫히고 있다고 봐요. 그중 하나가 이번 대출 규제도 있는 거고, '찐부자'들은 아예 한국의 대학에 안 보낸다는 거죠. 얼마 전에도 한미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다 영어로 대화하잖아요, 유학한 회장님들. 이미 게임이 끝난 상태고 사법고시 말기 때처럼 '찐 경쟁률'이 줄어들고 있다. 학군에 대한 관심이 아마 장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이거는 한국뿐 아니라 많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겪는 과정입니다. 계층 이동이 불가능해진다는 어떤 체념, 어떤 안도감. 그렇게 되면서 학군 중심의 강남 시장은 약화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Q. 요약해 보자면 강남이라는 위상은 떨어지지 않겠지만 학군지로서의 메리트는 상쇄될 수 있다.
아마 축소될 것으로 봅니다. 인구도 줄고 있잖아요. 한국의 인구가 늘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이민밖에 없는데 이민자들이 과연 강남 학군에 집어넣을 것인가? 저는 아닐 거라 보거든요.
그런 경우에 가장 타격을 입는 게 아마 대치랑 개포동이 될 것 같아요. 그쪽은 원래 강남의 외곽이었다 보니까 임대료가 싸서 학원가가 형성되는 거거든요. 원래 좋은 데 들어가는 게 아니라 학원이 외곽에 들어간 다음에 좋아지는 거예요. 고도 성장기, 인구 증가 시기에는. 근데 학군의 매력이 떨어지다 보니까 이 지역들은 부동산적 가치, 경제적 가치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강남도 대체될 수 있을까? "전쟁급 충격 없인 쉽지 않을 것...대신 '확장' 중"
Q. 강남은 한 지역구의 의미를 넘어서는 존재 같은 느낌도 있어요. 강남이 이제 어떤 걸 상징한다고 보시나요?
한국의 중심이 되었죠. 전에는 서울에서도 사대문권, 영등포권, 강남권이라는 축이 있었고 부산이면 부산, 대전이면 대전별로 각각 중심들이 있었는데 이 중심들이 급속히 무너져 가면서 '강남 1극'으로 수렴되는 흐름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겠지만 한국에 급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것은 깨지지 않을 것 같다.
Q. 반포, 압구정 등의 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까?
강남의 탄생 과정을 봤을 때 급변 사태가 있지 않으면 부자들을 움직이지 않습니다. 고려에서 조선 바뀔 때 개성 부자들 끌고 온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요. 왕조가 바뀌거나 북한이 금방 쳐들어온다 수준의 공포가 없는 한은, 그러니까 한강 다리 끊겨서 도망 못 간 정도의 충격이 있지 않는 한은.
분단 전 한국의 중심은 서울 강북이었죠. 고려시대부터 이어진 중심이었죠. 지금의 경복궁 주변이 고려시대 남경이 됐고 살짝 내린 게 한양 도성이 되는 중심이 천 년을 이어오다가 넘어오게 된 거죠.
넘어오는 계기가 '신도시가 있으니까 가봅시다'가 아니라 분단이 되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하는 강력한 적대 세력, 서쪽에는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양 적국이 있다 보니까 동남쪽으로 내려가는 방향을 택하게 됐는데, 서울이라는 브랜드 밸류를 버리고 싶지 않은 느낌도 있었던 거예요. 그때 남은 땅이 서울의 동남쪽이었던 거죠.
서울의 북쪽, 서울의 서남쪽이 원래 중요했습니다. 중국 가는 방향이고 대륙 가는 방향이라. 이 두 개가 막혀버리니까 남은 숨통이 동남쪽밖에 없었고 여기 강남이 만들어지고 더 나아가서 경부고속도로, 일본, 미국을 잇는 '우방 아군의 축'이 만들어졌다. 여기서 과천 등으로 더 내려가기에는 서울 강북 부자들이 서울 이름을 버리기가 쉽지 않았던 거죠. 그 수렴이 서울인 것이다. 강남이다.
Q. 강남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을 대체할 만한 지역이 생길까요?
대체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요. 급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일어나면 안 되겠죠. 강남에 대한 대항으로서 사대문과 영등포가 결합되고 있다고 보는데, 여의도·용산·마포 정도가 축이 되는 정도로 보이지만 강남을 대체하지 못할 것 같다.
제2의 강남은 없지만 확장 강남이라는 이름으로 강남이 넓어지고 있다. 제일 안전한 동남 방향으로, 그게 동탄·판교고 제 관측으로는 이미 경기도를 넘어가서 충청남도 천안·아산, KTX 아산역 주변이나 청주·오송까지 가 있는 상태다. SK하이닉스 청주 공장이라든지 오송의 생명과학단지라든지.
남이 모르고 나만 알 수 있는 제2의 강남은 없냐? 제1의 강남이 탄생할 때 다들 말하거든요. '몰라서 안 샀다. 알았으면 샀다. 두 번째는 놓치지 않겠다',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대출을 안 해줬어요. 60년대, 70년대에는 은행에서 대출받는 자체가 특권이었거든요. 기업들만 받았고 그 기업들이 익명으로 강남에 땅을 사면서 지금의 땅 부자들이 된 거라, 지금과 비슷하죠. 6.27 대책 하고 돈 빌려주지 않겠다. 돈 있는 사람만 계속 (자산 가치가) 올라가는 거죠.
'강남 4구'는 강동? 동작?..."진짜 강남 4구는 '이곳'"
Q. 확장 강남은 어디까지를 말하는 건가요?
강남의 2세대, 3세대들이 집을 사는 라인들이 있고요. 그리고 SK와 삼성의 반도체 라인이 있는 걸 확장 강남이라 부르는데, 흔히 '강남 4구는 어디냐', 강동구 말하기도 하고 동작구 말하기도 하는데, 저는 분당이라고 말합니다. 분당·판교가 4구인 거고. 거기는 재건축 순서도 다른 경기도랑 같이 가는 게 아니라 강남 3구랑 같이 가요. 그다음은 광교·동탄인 거고, 이게 쭉 삼성전자를 따라가고 있다. 이건 지정학적인 관측인 거죠.
중화인민공화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바뀔 것 같지 않거든요. 남은 활로는 동남권밖에 없다. 그래서 저는 대서울권이라고 부르는데, 수도권을 넘어가서 충청도도 포함하기 때문에. 그 활로는 동남권인 거고 그 상대편에 있는 게 포항부터 여수·순천·광양까지의 동남권 메가시티, 이 축 밖에는 한국의 활로가 없을 것 같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