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 갯벌 고립 노인에 구명조끼 벗어주고 숨진 해경 고(故) 이재석 경장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조하다가 숨진 해양경찰관의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진상조사단이 꾸려졌습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영흥도 경찰관 순직 관련 진상조사단'을 외부 전문가 6명으로 구성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단장은 외부 인사가 맡고, 해경은 조사 활동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진상조사단은 고(故) 이재석 경사와 함께 근무한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동료 등을 상대로 이 경사가 혼자 현장에 출동한 경위 등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이날 오후 이 경사의 빈소를 찾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진상규명단이 설치됐는데, 끝까지 사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외부 자문단을 통해서도 진상을 확인하도록 하겠다. 해양경찰청장에게도 한 점의 의혹도 없는 조사를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조사는 이 경사의 영결식이 치러지는 오는 15일 이후부터 진행됩니다.
중부해경청 관계자는 "민간 진상조사단을 통해 구조 과정 전반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고인의 순직 경위를 밝히겠다"며 "재발 방지책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인천해경은 갯벌에 고립됐다가 구조된 중국 국적의 70대 A 씨를 상대로 조사했으나 현재까지 위법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해경이 안전사고 위험예보 '주의보'를 발령한 전날 새벽 영흥도 갯벌에서 어패류를 채취하다가 고립됐습니다.
인천해경은 대조기(밀물이 가장 높을 때)를 맞아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보고 지난 6∼13일 위험예보 3단계(관심·주의보·경보) 중 주의보를 내렸습니다.
사고 직전에 촬영된 영상에는 A 씨가 구명조끼도 없이 상의를 입지 않은 채 고립됐다가 이 경사가 입고 있던 부력조끼를 건네받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A 씨가 어패류를 잡던 지역은 출입 통제구역이 아니다"라며 "위험예보가 내려졌어도 현행법상 처벌할 근거는 없고 필요하면 A 씨를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경사는 전날 오전 3시 30분쯤 영흥도 갯벌에서 밀물에 고립된 A 씨를 구조하다 실종됐다가 오전 9시 41분쯤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