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세 고시', '7세 고시'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조기 사교육이 과열되자, 정부가 전국에 있는 유아 영어학원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학원 등록 전에 치르는 시험, 이른바 레벨 테스트를 보는 영어학원은 모두 23곳으로 확인됐는데, 실제 현실과는 동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정성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등 학원가는 입학을 위한 레벨 테스트, 이른바 '레테 시즌'에 돌입했습니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7살 '예비 초1'을 모집하는 어학원들 설명회와 상담이 한창입니다.
[서울 강남구 ○○ 영어학원 : 9월 (입시 설명회와 레벨 테스트는) 지금 저희가 다 차 있는 거고 정원이. 10월, 11월, 12월에도 계속 시험은 있을 거예요.]
[서울 서초구 ○○ 영어학원 : 필기시험으로 먼저 진행을 하고, 합격하게 되면 스피킹 인터뷰까지 본 다음에 반 배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떨어지는 경우들도 많아요.]
원하는 학원, 원하는 레벨에 '합격' 시켜준다는 과외나 컨설팅은 해가 갈수록 과열되고 있습니다.
응시자들이 몰리니, 학원들 시험 문턱이 높아지고, 그래서 더 많이 공부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겁니다.
[서울 강남구 C 영어학원 학부모 : 정서 발달하는 시기에 테스트로 레벨링을 한다는 게 (아이들에게) 실패 경험을 주는 거잖아요. 득과 실이 있는데 둘 다 알면서도 보내고 있는 입장이에요.]
['레테 준비' 과외 학원 : 학부모님들이 (학원 입시) 공부를 많이 하시니까 점점 수준이 올라가는 거예요. 레벨 테스트 난이도가 매년 올라가고 많이 올라가기는 했죠, 굉장히.]
교육부는 오늘(4일) 전국 728곳의 유아 대상 영어학원을 조사한 결과, 처음 입학 시 레벨 테스트를 실시하는 학원은 23곳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가운데 20곳은 등급을 나누기 위해서였고, 선발 목적은 단 3곳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학원가 현실과는 동떨어진 건데,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이른바 7세 고시를 보는 학원들과, 입학 뒤 주기적으로 치르는 레벨 테스트가 조사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레벨 테스트 금지법 등 국회 법안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정확한 영어 사교육 실태를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 철저한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채철호, 디자인 :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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