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구 접안한 컨테이너선들
내년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관세 인상 여파로 수출 둔화가 조만간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오늘(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IB 8곳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이 올해 평균 5.1%에서 내년 4.4%로 0.7%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IB들은 이 비율이 지난해 5.1%에 이어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내년부터 급격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올해 전망치가 지난 7월 말 평균 4.8%에서 지난달 말 5.1%로 크게 상향 조정된 가운데 내년 전망치는 평균 4.4%로 유지되며 두 해 사이 격차가 벌어진 모습입니다.
씨티는 올해 전망치를 7월 말 5.2%에서 지난달 말 5.8%로 높이고, 내년 전망치는 4.6%에서 4.4%로 낮췄습니다.
JP모건은 내년 전망치만 4.9%에서 4.8%로 소폭 하향했습니다.
바클리는 올해 전망치를 4.7%에서 5.7%로, 내년 전망치를 4.2%에서 4.6%로 각각 높였지만, 올해 상승 폭이 더 컸습니다.
노무라 역시 올해 전망치를 4.7%에서 5.1%로, 내년은 3.6%에서 3.9%로 각각 상향 조정했습니다.
IB들 8곳이 제시한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각각 1.0%와 1.8%로, 한 달 사이 변동이 없었습니다.
JP모건은 올해 전망치를 0.7%에서 0.8%로, 내년 전망치를 2.0%에서 2.1%로 소폭 상향했습니다.
노무라는 올해는 1.0%로 유지하고, 내년을 1.8%에서 1.9%로 조정했습니다.
이처럼 성장률 전망이 거의 제자리인 상황에서 경상수지 비율 격차가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수출 절벽'이 심화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천100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석 달 전 전망치(820억 달러)보다 280억 달러를 높였습니다.
내년 전망치는 기존 720억 달러에서 850억 달러로 130억 달러 높이는 데 그쳐, 올해와 내년의 격차는 1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됐습니다.
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수출 둔화를 가정한 전망치로 풀이됩니다.
한은은 내년 세계 교역이 2.4% 증가하겠지만, 우리나라 재화 수출은 미국발 고관세에 직격탄을 맞아 0.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백재민 한은 국제무역팀장은 기자설명회에서 "올해 수출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가 내년에 나타날 것"이라며 "우리 수출을 반도체가 주도하는 상황이어서 세계 교역과 수출의 상관성은 전보다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