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구속영장 기각…내란 특검 수사 '주춤'

<앵커>

내란 특검이 청구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 구속 영장을 법원이 기각했습니다. 특검 측은 진술을 번복한 한 전 총리에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지만, 법원은 법적 평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편광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중앙지법이 불법 계엄 방조 혐의 등을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한 전 총리의 일련의 행적에 대한 법적 평가와 관련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습니다.

또, "방어권 행사 차원을 넘어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서울구치소에서 법원 심사 결과를 기다리던 한 전 총리는 어젯밤 귀가했습니다.

[한덕수/전 국무총리 : (구속영장 기각 예상하셨나요?) …….]

특검팀은 오늘(28일) 오전 브리핑에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역사적 비극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관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검팀은 어제 영장 심사 법정에서 한 전 총리가 대통령의 위법한 행위를 견제해야 하는 국무총리의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계엄 선포를 도운 점을 들어 범죄의 중대성을 강조했습니다.

불법 계엄의 합법적 외관을 갖추기 위해 '2분 국무회의' 소집을 주도했고, 계엄 사후 선포문 작성과 폐기를 지시한 점도 제시했습니다.

한 전 총리는 당초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문을 받지 않았다고 증언했다가, 기존 진술을 뒤집고 특검 조사에서 선포문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특검 측은 이에 대해 한 전 총리에게 증거인멸의 염려도 있다며 구속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런 주장들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한 전 총리 영장 기각으로 내란 특검의 남은 국무위원 소환 등 앞으로 수사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할 걸로 전망되는 가운데, 특검팀은 한 전 총리 구속영장 재청구 등 향후 진행은 내부 논의를 거쳐 추후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이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