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부부
한 여성이 상자를 뜯어보고는 원하던 인형이 나오자 기뻐합니다.
그러나 곧 인형이 가짜임을 지적하는 댓글들이 달립니다.
여성은 홀로그램 스티커와 정품 카드도 없는 가품임을 확인하고는 이내 머리를 감싸 쥐고 오열합니다.
(인스타그램 'youngji_02') 지난달 10일 가수 이영지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인기 인형 라부부가 들어있는 상자를 개봉했다가 가품임을 확인하고 오열하는 영상입니다.
이영지뿐만이 아닙니다.
가수 보아는 지난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라부부 2개의 사진을 올리며 "태그 크기도 다르고 색도 다르다"며 "짭(모조품)이면 책임져라"고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가수 육성재도 지난달 29일 소셜미디어(SNS)로 라이브방송 중 공개한 라부부 인형의 키링에 공식 판매처인 팝마트의 각인이 없는 등의 이유로 해당 인형을 '짝퉁'이라 판단했습니다.
이젠 인형도 '짝퉁'을 조심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일부 인형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정품을 가장한 가품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라부부입니다.
블랙핑크 리사·제니, 리한나 등이 소개하며 품절 대란까지 빚어진 라부부의 가품은 '라푸푸'로도 불립니다.
라부부가 아니라는 뜻에서 입니다.
세로 17㎝의 키링 인형 라부부의 정식 발매 가는 2만 1천 원이지만 공식 판매처인 팝마트의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품절이라 구할 수 없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비싸게는 30만 원 이상으로 판매됩니다.
반면 가품의 경우 문구점 등지에서 1만 2천 원 선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SNS상에는 가품에 속았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댓글이 쏟아집니다.
스레드 이용자 'zzi***'는 "2주 만에 배송 온 라부부가 가품인 것 같다"며 "코는 도색이 벗겨진 데다 키링에는 팝마트 각인도 없어 너무 가품 티가 나서 가방에 달고 다닐 수도 없겠다"고 적었습니다.
엑스(X·구 트위터) 이용자 'TSL***'은 "회사 동료가 중고로 구입해 딸에게 선물한 라부부가 짝퉁이었다"며 "딸이 울고불고 경찰에 신고하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들었다"는 글을 게시했습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spx***'는 "모르고 가품을 약 2만 원에 구입했다"며 "가격을 보고 사지 말 걸 후회된다"고 적었습니다.
유튜브 이용자 'pd5***'은 "구입을 하고서야 가품인지 알 수 있다"며 "정품은 구하기 힘들고 가품의 가격도 비싸다"고 한탄했습니다.
'짝퉁' 사기가 이어지자 라부부 정품 감별법도 공유됩니다.
지난달 유튜버 '싹다모아 HOT꿀템'(@꿀템 5000)이 올린 '라부부 짝퉁 사면 100만 원 잃을지도'에서는 정품은 이빨 개수가 9개여야 하고, 머리가 돌아가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영상은 한 달 반 만에 조회수 350만 회를 넘겼습니다.
정부에서도 라부부 모조품을 주시 중입니다.
지난 6일 관세청은 최근 2개월간 관세청에 적발된 가품 라부부 인형이 7천여 점이며,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위조품 통관 보류 및 폐기 조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모조품은 안전성에서도 위험하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라부부의 모조품을 일컫는 '라푸푸'가 쉽게 부서지며 그 과정에서 나온 작은 조각들이 질식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피터 A. 펠드먼 CPSC 임시 위원장은 이런 모조품은 "미국 가정 내에 있을 자리가 없다"며 "아이들을 보호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판매처에서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 캐릭터회사 산리오에서 제작하는 인형과 굿즈도 가품을 조심해야 합니다.
'산리오 캐릭터대상 2025'에서 한국 득표수 4위를 차지한 인기 캐릭터 '한교동'이 대표적입니다.
한교동 관련 상품의 사진을 주로 올리는 인스타그램 이용자 'hangyodon_kr'는 지난 4월 "한교동 일본 정품을 구매하려면 상품의 품번을 구글에 검색하고 상품에 달린 태그를 번역기에 입력해 제품명과 캐릭터명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라"며 "태그 스티커가 프린트된 경우나 스티커 붙이는 자리에 스티커가 없으면 가품이다"라고 안내했습니다.
스레드 이용자 'kko***'은 자신이 소장한 한교동의 가품 사진을 게시하며 "한교동(Hangyodon) 말고 한씨 요동(Hanc Yodon)"이라며 "등에 지느러미도 없다"고 자조했습니다.
한교동 키링의 경우 정품은 1만5천 원 정도지만, 가품은 약 1만 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괌·하와이 관광객들의 기념품으로 인기를 얻은 유명 캐릭터 '헬로키티'의 갈색 버전인 소위 '태닝키티'도 가품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세로 10㎝ 태닝키티의 발매가는 약 2만5천 원이지만 가품의 경우 절반 정도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스레드 이용자 '_ur***'는 "미국에서 물건을 떼오는데, 우연히 태닝키티를 소량 판매하겠다는 연락을 받고 구매했다"며 "중국산 가품이었고 가게에서 헬로키티 제품을 판매하는 걸 알고 의도적으로 사기를 친 것 같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미국 커뮤니티 레딧 이용자 'Cap***'가 중국 쇼핑 플랫폼 테무에서 구입한 '쿠로미' 등 산리오 캐릭터의 사진을 게시하자, "라이선스가 없고 품질이 떨어져 보여 가짜 같다"('HKN***')·"글자가 '헬로 키틀리'(hello kittly)로 적혀 있어 웃기다"('Riv***') 등 정품이 아님을 지적하는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이후 'Cap***'는 다시 올린 글에서 "다른 상품은 몰라도 인형만은 산리오에서 직접 판매하는 공식 상품이라고 한 데다 사진도 정품이었지만 실제로 받은 건 가품이었다"며 "다행히도 허위광고에 대한 환불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